여자주인공 야마구치 하나는 재일교포로 순정만화를 그리는 만화가지만 과거 가정사로 인해 사랑을 믿지 않음
그래서 연재하던 잡지사에서도 짤리고 만화도 다 그만두려고 함
자기는 사랑을 믿지 않는데 사람들은 로맨스를 강요하니까 작품이 나오지 않는 것
반면에 남자주인공 윤석만은 어릴적 가족들이 모두 교통사고로 죽고,
그때 함께 사고에 휘말려 식물인간이 된 피해자의 병원비를 혼자 벌어서(+빚 내서) 몇년 째 감당하고 있었음
이런 시궁창같은 현실에서 남은 것은 지인, 가족들의 '사랑'뿐인 캐릭터
하나는 사람을 찾으러 한국으로 왔는데 그녀의 열렬한 팬인 고원장(김민준)이라는 사람의 도움으로
사람 찾는 일을 하는 윤석만이 그 일을 맡게 되었고 하나는 본인이 직접 그 사람을 보고싶다며 함께 다니게 됨
그 과정에서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유하는 사이가 됨
만화를 그만 그리려고 했던 하나는 석만과 함께 지내는 동안
자연스럽게 석만이의 얼굴을 닮은 캐릭터로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고
석만이 역시 서서히 하나에게 스며들게 됨
하나는 사랑은 커녕 사람과 사람 간의 감정 공유에 서툰 캐릭터라서 자신이 느끼는 것을 곧이 곧대로 바로 표현하는데
누가 봐도 석만이를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것이 대놓고 드러남
석만이한테만 웃고, 석만이한테만 장난치고, 석만이한테만 화내고
하나의 마음을 주위 사람들 모두 알고 있지만 다들 굳이 알려주려고 하지 않고 모른척 함(석만의 상황이 최악인 걸 아니까)
심지어 석만이 본인마저도
석만이는 결국 보험금을 위해 자살을 결심하고 마지막으로 하나에게 인사를 하는데
이 포옹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의 마음을 하나에게 온전히 보인 거였음
후반부로 갈수록 사랑을 절대 인정하지 않던 하나와 사랑의 힘으로 긍정적으로 살던 석만이의 모습은 정반대가 되어감
석만이는 사랑으로부터 도망치고 그 끈을 끝까지 놓지 않는 건 하나였음
2006년 드라마인데 내가 본 드라마 중 가장 여운 길고 아름다웠던 엔딩
로맨스 드라마지만 스킨십은 짧은 뽀뽀와 허그가 다였던 잔잔한 드라마임
사전제작이 거의 없던 시절에 사전제작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이자 이진욱의 드라마 주연 데뷔작
엔딩씬을 가장 처음 찍었다고 함
당시에도 매니아층은 꽤 모았고 드라마 게시판에 덕후들 모여서 소소하게 잘 놀았음
OCN이 지금은 장르물 명가지만 최초의 오리지널 드라마는 멜로임ㅋㅋㅋㅋ
드라마 제목은 '썸데이'
https://www.youtube.com/watch?v=14tgQqIu6d4
OST도 죄다 명곡파티니까 들어보는 거 추천함
배두나, 이진욱 메인커플 외의 김민준, 오윤아의 서브커플 스토리도 좋음
2006년 드라마지만 지금 봐도 핸드폰이랑 패션 말고는 촌스러운 거 1도 안느껴질 정도로 연출이 세련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