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 ‘BTS 슈가 벽화거리’
“음주운전은 살인미수…없애야”
“찾는 팬 있어 보존을” 엇갈린 시선
전통시장재단 “팬들 사비로 만들어
재단 차원 존폐 결정 어려워” 입장
음주 상태로 전동스쿠터를 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 벽화거리 존폐를 두고 주민과 상인들이 설왕설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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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거리는 지난 2021년 슈가 팬들과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이 슈가의 음악작업실이 있던 명덕역 일대 물베기거리에 조성했다. 명덕119안전센터와 남구청소년문화의집 등 벽화 5곳에는 슈가의 초상화와 생년월일, 노래 가사 등이 새겨졌다.
벽화를 보기 위해 물베기거리를 찾은 관광객이 늘어나자 벽화거리를 관광명소화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으나 초상사용권 침해 문제로 홍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단되기도 했다. 다만 최근 슈가가 전동스쿠터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면서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벽화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와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충돌하고 있다.
벽화 앞을 지나던 A(17)양은 “음주운전은 거의 살인미수다. 스쿠터를 운전했으면서 킥보드를 탄 척한 거라면 진짜 나쁜 것”이라며 “관광지든 뭐든 없애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상인 B씨도 “물베기거리의 상권 이미지를 생각해서라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상인 C씨는 “그래도 벽화를 보고 찾아오는 외국 팬들이 있으니 일단 놔둬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의 상반된 반응에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은 벽화 존폐 여부를 결정하는데 난처한 입장이다.
재단 관계자는 “당시 방탄소년단의 중국팬들과 기획사에서 남구에 벽화를 만들고 싶다고 해 상인들에게 동의서를 받아 유치만 하는 역할을 했을 뿐이며 현재 재단에서 따로 관리하고 있지 않다“며 “팬들이 사비를 들여 만든 것이기 때문에 벽화거리 존폐 여부를 재단에서 결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유채현기자 ych@idaegu.co.kr
(대구 지역신문 기사임)
https://www.idaegu.co.kr/news/articleView.html?idxno=472379#_ac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