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국가 상징물로 '태극기' 적합"
접수된 제안 522건 불과... 대표성 의문도
市 "6·25 참전 용사 희생 기리는 공간으로"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을 6·25 전쟁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리는 국가상징공간으로 조성한다. 국가주의적·전체주의적이라는 비판에 100m 높이 국기게양대 설치는 보류했지만, 태극기를 활용한 다른 방식의 상징물을 만들기로 하면서 논란은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진행된 시민 의견 수렴 결과에 따라 광화문광장에 '자유민주주의'와 '인류 평화'를 상징하는 공간을 조성한다고 20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6·25 전쟁 22개국 참전 용사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22개 국가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시에 따르면 접수된 제안은 모두 522건으로 이 중 국가상징공간 조성 찬성 의견이 59%(308건), 반대 의견이 40%(210건), 기타 1%(4건)였다. 시는 국가상징공간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입장이다. 국가 상징물로 태극기가 적합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41%였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설명회에 참석, "국가 상징물로는 여전히 태극기가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유민주주의라고 하는 무형의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선 과거 국기게양대 형태든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조형물이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아이디어를 받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 의견을 듣는 과정에서 참여자의 대표성과 조사 신뢰도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시가 서울시 웹사이트에 직접 접속한 시민 제안만 검토했기에 표본이 522건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주관식 답변이었다. 찬성과 반대 의견도 시가 임의로 분석한 결과다.
이에 대해 유창수 시 행정2부시장은 "국가상징공간 조성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의견 수렴은 아니었기 때문에 대표성이 필요한 조사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시는 전문가 자문과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 심의를 거쳐 다음 달 설계 공모를 추진한다. 공모 후 12월 기본·실시설계에 착수한 뒤 내년 5월 본격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권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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