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은 2003년 10월 취임 이후 ‘3대 무관용 정책’을 강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첫째 고객정보 유출, 둘째 접대 선물, 셋째 성희롱 관련 대응이다.
정태영 부회장의 무관용 3대 정책은 잘 지켜졌을까. 정작 당사자의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현대카드는 '성희롱 은폐'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 어도어 민희진 대표를 오는 9월 강연자로 초정한다. 어도어 전 직원 B씨는 '민희진 오른팔'로 불리는 전 부대표 A씨의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을 주장하며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나선 상태지만 현대카드는 티브이데일리에 "민희진 대표의 강연에 변동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민희진 대표는 성희롱 피해를 호소하는 B씨를 말그대로 '뒷담화' 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A씨에게 B씨를 '쌍년'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물론 맞고소까지 제안했다. 민희진 대표는 B씨가 '내기분상해죄'를 범했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 자체에 불만을 토로했다. 사태를 파악하는 것 보다 자신의 기분이 상한 것에 더 중점을 뒀다.
심지어 B씨를 가리켜 "일도 개같이 하면서 이런 거나 신고하는 년들"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도 여성이지만 여자들이 싫다고 했다. 민희진 대표의 성인지 감수성이 심각하게 훼손돼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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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현대카드의 부조화는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민희진 대표의 강연을 철회하지 않는 현대카드의 고집을 보여준다. 물론 민희진 대표가 강연자로 나서는 건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성범죄 의혹에 '무관용'을 굽히지 않을 정도로 단호하다는 현대카드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민희진 대표에 대해서는 어떤 융통성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혹시 무관용은 무원칙인 것일까.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https://v.daum.net/v/202408191531207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