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백화점과 대형마트 소비가 전년 동월보다 일제히 감소했다. 지난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줄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소비가 전년 동월 대비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5월 이후 40개월 만이다. 수출보다 내수 회복세가 좀처럼 가시화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16일 공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 따르면 지난달 내수 지표는 일제히 부진했다. 7월 백화점 카드 승인액은 전년 동월보다 1.4% 줄었다. 대형마트(할인점) 매출도 전년 동월 대비 3.3% 감소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소비는 6월엔 각각 1.5%, 1.9% 줄었다. 3분기 시작 첫 달인 7월에도 2분기에 이어 소비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투자·민간소비 등 내수 지표 부진 탓에 전 분기 대비 0.2% 감소하며 역성장했다.
기재부는 이날 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견조한 수출·제조업 호조세에 설비투자 중심의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을 보이며 경기 회복 흐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소비 지표 부진을 의식한 듯 지난달과 비교해 ‘내수 회복 조짐’ 앞에 ‘완만한’이라는 표현을 추가한 것이다. 경기 회복 흐름도 지난달엔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한 데서 ‘지속되는 모습’으로 톤을 낮췄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내수 회복’이라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경기 회복이라는 큰 틀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내수 회복 조짐 진단은 넉 달째 계속되고 있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외부 기관 평가와는 온도 차를 보인다. KDI는 8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낮추며 핵심 이유로 ‘내수 부진’을 제시했다.
통계청의 6월 경기순환시계에 따르면 핵심 지표 10개 중 기업경기실사지수 등을 제외한 나머지 7개는 일제히 하강·둔화 국면에 진입했다. 6월에 이어 하강·둔화 지표가 두 달 연속 7개를 기록했다. 경기순환시계는 대표 경기지표 10개가 각각 ‘상승→둔화→하강→회복’이라는 경기 순환 국면 중 어디에 있는지 보여준다. 7월 기준 실시간 소비지표가 부진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경기순환시계도 당분간 상승·회복 국면으로 접어들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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