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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식판 1000장 펄펄 끓어…이틀이면 주저앉아” 폭염 개학 맞은 조리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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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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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의 한 급식실에서 조리 노동자들이 집중청소기간 급식실을 청소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공

경기 파주의 한 급식실에서 조리 노동자들이 집중청소기간 급식실을 청소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공

“식판 1000장이 솥 네 개에서 팔팔 끓고 있으면, 숨이 안 쉬어지는 것 같아요”

인천 부평구의 한 중학교에서 조리 노동자로 일하는 최윤영(47)씨는 전국적인 폭염 경보·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7월31일부터 8월6일까지, 휴일을 빼고 닷새간 학교 급식실에서 보낸 ‘집중 청소 기간’의 기억을 털어놨다. 최씨는 “이 기간 내부 온도가 거의 40도에 육박했다”며 “팔팔 끓는 솥 앞에 있다 보면 몸에서 땀이 줄줄 흘러서 내가 서 있는 건지 샤워를 하는 건지 모를 정도”라고 했다. 계속 땀에 젖은 옷을 입고 일하니 배나 허리 부위에 땀띠가 가득해진다. 최씨는 “(열기에) 숨이 막힐 때도 있는데, 알아서 찬물로 식히지 않으면 어지러워 주저앉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폭염이 절정에 달한 7월 말~8월 중순까지 전국 대부분 초·중·고 학교 급식실은 ‘집중 청소 기간’을 운영했다. 여름 방학 뒤 개학을 코 앞에 두고 이뤄지는 급식실 대청소인데, 이 일을 10여명 안팎의 조리사, 조리실무사들이 담당한다. 대부분 중년 여성 노동자들이다. 방학 기간에 일을 시키고 임금을 주는 만큼 인건비 절감을 위해 청소에 주어지는 시간은 개학 전 3~5일에 그친다. 짧은 기간에 소수의 비전문 인력이 육체적으로 힘든 청소를 매년 하는 셈인데, 올해는 여기에 폭염까지 겹쳤다. “극한의 노동 환경을 경험했다”(한 조리 노동자)고 말하는 이유다.

집중 청소 기간에 조리 노동자들은 식재료를 다루는 전처리실과 식품창고실, 조리실의 경우 천장부터 벽면, 창틀, 바닥의 배수로까지 모두 수세미로 닦아내야 한다. 천장이나 후드 청소를 할 때는 고통스러운 자세로 기름때를 벗겨내야 한다. 낙상사고가 많은 후드 청소는 2018년부터 외부 전문업체에 맡겨졌지만, 집중 청소 기간에는 조리 노동자 몫이다. 서울 금천구 한 중학교에서 일하는 명지은(43)씨는 “오전 내내 천장을 닦다 보면 어깨나 목이 너무 아파 다들 침을 맞고 물리치료를 받으러 간다”고 했다.

경기 파주의 한 급식실에서 조리노동자가 집중청소기간 천장 후드를 청소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공

경기 파주의 한 급식실에서 조리노동자가 집중청소기간 천장 후드를 청소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공

1000여개가 넘는 식판과 식기, 조리기구들을 약품 섞인 팔팔 끓는 물에 오랜 시간 삶아 설거지하면 급식실 전체를 채우는 열기와 습기가 노동 강도를 더한다. 조리 노동자들은 목장갑에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끓는 물에서 식기를 건져낸다. 명씨는 “2∼3일째가 되면 청소를 하다가 ‘힘들어서 못 하겠다’며 자리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며 “복대, 손목보호대, 무릎보호대 등을 안 한 사람이 없다. 근육이완제를 상비해놓고, 관절에 통증이 오면 약을 먹은 후 다시 일한다. 그날 통증은 약 한알로 버티는 것”이라고 했다.

 

 

https://v.daum.net/v/2024081416004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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