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식판 1000장 펄펄 끓어…이틀이면 주저앉아” 폭염 개학 맞은 조리사들
40,468 181
2024.08.15 00:20
40,468 181

경기 파주의 한 급식실에서 조리 노동자들이 집중청소기간 급식실을 청소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공

경기 파주의 한 급식실에서 조리 노동자들이 집중청소기간 급식실을 청소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공

“식판 1000장이 솥 네 개에서 팔팔 끓고 있으면, 숨이 안 쉬어지는 것 같아요”

인천 부평구의 한 중학교에서 조리 노동자로 일하는 최윤영(47)씨는 전국적인 폭염 경보·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7월31일부터 8월6일까지, 휴일을 빼고 닷새간 학교 급식실에서 보낸 ‘집중 청소 기간’의 기억을 털어놨다. 최씨는 “이 기간 내부 온도가 거의 40도에 육박했다”며 “팔팔 끓는 솥 앞에 있다 보면 몸에서 땀이 줄줄 흘러서 내가 서 있는 건지 샤워를 하는 건지 모를 정도”라고 했다. 계속 땀에 젖은 옷을 입고 일하니 배나 허리 부위에 땀띠가 가득해진다. 최씨는 “(열기에) 숨이 막힐 때도 있는데, 알아서 찬물로 식히지 않으면 어지러워 주저앉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폭염이 절정에 달한 7월 말~8월 중순까지 전국 대부분 초·중·고 학교 급식실은 ‘집중 청소 기간’을 운영했다. 여름 방학 뒤 개학을 코 앞에 두고 이뤄지는 급식실 대청소인데, 이 일을 10여명 안팎의 조리사, 조리실무사들이 담당한다. 대부분 중년 여성 노동자들이다. 방학 기간에 일을 시키고 임금을 주는 만큼 인건비 절감을 위해 청소에 주어지는 시간은 개학 전 3~5일에 그친다. 짧은 기간에 소수의 비전문 인력이 육체적으로 힘든 청소를 매년 하는 셈인데, 올해는 여기에 폭염까지 겹쳤다. “극한의 노동 환경을 경험했다”(한 조리 노동자)고 말하는 이유다.

집중 청소 기간에 조리 노동자들은 식재료를 다루는 전처리실과 식품창고실, 조리실의 경우 천장부터 벽면, 창틀, 바닥의 배수로까지 모두 수세미로 닦아내야 한다. 천장이나 후드 청소를 할 때는 고통스러운 자세로 기름때를 벗겨내야 한다. 낙상사고가 많은 후드 청소는 2018년부터 외부 전문업체에 맡겨졌지만, 집중 청소 기간에는 조리 노동자 몫이다. 서울 금천구 한 중학교에서 일하는 명지은(43)씨는 “오전 내내 천장을 닦다 보면 어깨나 목이 너무 아파 다들 침을 맞고 물리치료를 받으러 간다”고 했다.

경기 파주의 한 급식실에서 조리노동자가 집중청소기간 천장 후드를 청소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공

경기 파주의 한 급식실에서 조리노동자가 집중청소기간 천장 후드를 청소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공

1000여개가 넘는 식판과 식기, 조리기구들을 약품 섞인 팔팔 끓는 물에 오랜 시간 삶아 설거지하면 급식실 전체를 채우는 열기와 습기가 노동 강도를 더한다. 조리 노동자들은 목장갑에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끓는 물에서 식기를 건져낸다. 명씨는 “2∼3일째가 되면 청소를 하다가 ‘힘들어서 못 하겠다’며 자리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며 “복대, 손목보호대, 무릎보호대 등을 안 한 사람이 없다. 근육이완제를 상비해놓고, 관절에 통증이 오면 약을 먹은 후 다시 일한다. 그날 통증은 약 한알로 버티는 것”이라고 했다.

 

 

https://v.daum.net/v/20240814160046800

목록 스크랩 (0)
댓글 18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마몽드💚]🌱마몽드 어메이징 딥 민트 클렌징밤 체험단 이벤트🌱 563 10.23 34,430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249,263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992,24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5,062,682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6,426,38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2 21.08.23 5,029,78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4,016,25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44 20.05.17 4,615,47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0 20.04.30 5,065,93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18번 특정 모 커뮤니티 출처 자극적인 주작(어그로)글 무통보 삭제] 1236 18.08.31 9,798,637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4319 기사/뉴스 만약 이 사람이 출근하다 쓰러져서 구급차에 실려가도, 최악의 경우 사망을 해도 나한테는 연락이 안 오니까 모를 거 아녜요. 2 11:17 562
314318 기사/뉴스 고등학교 무상교육 중단 논란? 예산이 갑자기 사라진 이유[에듀톡] 8 11:03 582
314317 기사/뉴스 ‘평생 무자녀’ 여성 비율 세계 1위, 한국이 아니네?...일본 28% ‘최고’ 30 10:49 1,580
314316 기사/뉴스 구성환, 14년 전 모습 공개…이장우 "태어날 때부터 이 몸 아냐"(나혼산) [텔리뷰] 10:42 1,763
314315 기사/뉴스 '나 혼자 산다' 최고 7.6%…구성환, '아기 배놈'의 극한 등산 10 10:38 2,214
314314 기사/뉴스 흉기 휘둘러 전 부인 살해한 이집트 국적 남성 체포 11 10:24 1,908
314313 기사/뉴스 불법 촬영 두 차례 선처받은 20대…이번엔 여자 화장실 숨어들었다 31 10:02 2,211
314312 기사/뉴스 "손 넣으라고 했지 가슴 만지라고는 안했다"…압구정 박스녀의 '황당' 주장 5 09:49 3,050
314311 기사/뉴스 에이스(A.C.E), 'PINATA' 인트로 개인컷 공개…컴백 기대감 높인 美친 비주얼 09:45 469
314310 기사/뉴스 "성형 심해"·"외모 충격"…연예기획사 리포트 실체, 진짜 이럴까? 18 09:41 1,749
314309 기사/뉴스 ‘1박 2일’ 문세윤, 수상 액티비티 도중 조난? “나 죽겠네” 09:36 969
314308 기사/뉴스 법원 “영장심사 뒤 수갑 차고 호송된 전광훈에 300만원 국가 배상해야” 4 09:35 919
314307 기사/뉴스 "이 액션은, 감정이다"…강동원, '전,란'의 칼날 2 09:24 868
314306 기사/뉴스 "영철씨 맞죠?"…'안경' 쓴 사람 쳐다봤을 뿐인데 신상털렸다 6 09:24 3,462
314305 기사/뉴스 "핼러윈데이 앞두고 또?"…한밤중 성수동 700여명 '아수라장' 왜 5 09:21 2,824
314304 기사/뉴스 억까 수준 선넘었다…하이브 잡은 국감, 창피하다 못해 참담 [TEN스타필드] 575 08:54 30,174
314303 기사/뉴스 라포엠, 오늘(26일) 세종문화회관서 단독 콘서트 개최 08:44 719
314302 기사/뉴스 [속보] "이스라엘, 이란에 보복 공습 단행"<악시오스> 55 08:25 2,870
314301 기사/뉴스 [속보] 이란 관영 매체 "수도 테헤란서 여러 차례 폭발음" 10 08:21 1,910
314300 기사/뉴스 동급 여학생 딥페이크 성착취물 제작·소지한 중학생들 경찰 조사 14 08:06 2,5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