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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천공의 ‘제자들’ “최고라고 생각했는데…12시간 무임금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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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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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두 채를 팔았는데 돈을 달라고 해도 안 주고 빈털터리로 오갈 데가 없어요. 정법이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정신 차리니 너무 허망하고 스승이 이 정도인가 싶고.”

지난해 12월 서울서부지법 411호 법정에 선 ㄱ씨가 증언했다. 주식회사 정법시대를 상대로 임금 청구 소송을 제기한 ㄴ씨의 동료로 이날 법정에 나온 ㄱ씨는 정법시대에서 겪은 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ㄱ씨는 20여년, ㄴ씨는 7년 동안 역술인 천공의 제자, 소위 ‘도반’으로 지냈다. 정법시대를 이끄는 천공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서울서부지법 민사9단독 최은주 판사는 지난 13일 ‘정법시대는 ㄴ씨에게 월급과 퇴직금 약 1847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정법시대의 ‘임금 착취’를 인정한 판결이다. 한겨레가 14일 입수한 재판 기록과 판결문에는 ‘제자’들에게 노동의 대가를 지급하지 않은 정법시대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법정에서 증언한 내용을 보면, ㄱ씨는 2003년에 종교적 성격을 지닌 정법을 접하고 경남 함양군에 있는 정법시대 소유의 농원에 살며 사과를 따거나 잔디를 심었다. 소송 당사자인 ㄴ씨는 “사이비 종교와 다단계 회사의 포교 형태와 상당히 유사하다”고 했다. 제자들에게 정법시대 쪽은 ‘누군가의 강요가 아닌 자발적으로 노동을 제공했다’는 내용의 각서를 1년마다 받았다고 한다.

ㄱ씨는 2014년부터 경기 용인의 한 아파트로 거처를 옮겨 영상 제작과 출판 업무를 하는 다른 제자들을 보조하는 역할을 했다. ㄴ씨도 이곳에 함께 살았다. 아파트엔 10∼20명 모여 살았다고 한다. 정법시대 쪽은 이들 업무에 대해 “문하생으로 강의를 듣는 대신 제반 업무에 대한 대가를 받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론 “각자 시간 나는 대로 엠피(MP)3으로 (강의 내용을) 듣는” 수준이었다는 게 ㄱ씨 증언이다. ㄱ씨는 “(영상 제작·출판 업무 담당 제자들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가 근무 시간이었고 새벽 1∼2시까지도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휴무일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임금 소송을 제기한 ㄴ씨도 이런 생활을 7년 동안 이어갔다.

정법시대 쪽은 월 180만원을 지급한 ㄴ씨 급여대장 등을 증거로 ‘무임금 노동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ㄴ씨 쪽은 “조직에서 나오며 이 사실(임금 지급)을 알게 됐다. 회사가 통장과 체크카드를 관리했기 때문에 입·출금 내용조차 알지 못했다”고 했다. ㄱ씨 역시 “월급은 통장으로 주되 이 돈을 생활비로 쓴다고 했는데 살림을 하면서 한 번도 그 돈을 받아 생활한 적이 없었다. 내 돈을 가져다 썼다”고 증언했다.

법원은 법정에 나온 제자들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ㄴ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급여가 생활비 명목으로 지출된 내역이 보이지 않으므로 월급을 실제로 지급했다고 볼 증거가 없으며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는 약정서를 작성한 사실은 있지만 상당량 업무를 지시받아 수행했고 그로 인한 이윤 창출은 천공 내지 정법시대에 돌아간다는 점을 근거로,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다만 ㄱ씨와 ㄴ씨 쪽이 “하루 12시간 근무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출·퇴근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고 근로시간이 특정되지 않아” 통상 근무시간인 8시간으로 책정해 임금·퇴직금 액수를 산정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02766?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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