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가 14일 기상청의 ‘폭염 및 열대야 통계’ 자료 중 7월 데이터를 자체 분석한 결과, 제주의 7월 폭염일수는 18일에 달했다. 제주의 평년 7월 폭염일수(4.0일)의 4.5배에 달하는 수치다. 올해 7월 제주의 폭염은 7월2일 처음 나타났고, 7월17일에는 최고기온이 35.2도까지 치솟았다.
동해안의 대표 도시 강릉 역시 7월에 13일의 폭염을 겪어 평년(5.6일)의 2배가 넘는 폭염일수를 기록했다. 강릉의 폭염은 7월4일을 시작으로 월말에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통적인 폭염 지역으로 꼽히는 내륙 도시 대구는 7월에 11일의 폭염을 기록해 평년(10.7일)을 약간 상회하는 데 그쳤다.
주목할 만한 점은 폭염이 가장 심했던 7월31일의 최고기온이다. 이날 대구는 36.3도를 기록한 반면, 해안 도시인 강릉은 이보다 0.7도 높은 37.0도를 기록했다. 전통적인 폭염 도시인 대구보다 해안 도시이자 피서지인 강릉의 기온이 더 높았다는 점은 올해의 이례적인 폭염 양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남성현 서울대 교수(지구환경과학)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바다 수온 상승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남 교수는 “우리나라 주변 바다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속도로 온난화되는 곳 중 하나”라며 “바닷물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해풍도 뜨거워져 해안 지역의 기온을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구 온난화는 실질적으로 해양 온난화를 의미한다”며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 증가로 인한 온실 효과 강화로 지구에 축적되는 열의 대부분이 해양에 흡수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는 온대 바다에 위치해 있어 원래 남북으로 온도 차가 컸는데, 지구 온난화로 인해 따뜻한 해역이 확장되면서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수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말복이 지나도록 이어지는 열대야는 역대 최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서울의 경우 7월21일부터 시작해 이날까지 24일째 밤마다 열대야를 겪고 있다. 13일에서 14일로 넘어가는 밤 서울의 최저기온은 28.3도를 기록해 올해 최저기온 중 최고치를 나타냈다.
서울에서 근대적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7년 이후 118년 중 두 번째로 긴 열대야 지속 기간이다. 1994년에도 24일 연속 열대야가 발생한 바 있으나, 기상 기록은 최근 발생한 사례를 상위에 올리기 때문에 이번이 서울 열대야 지속일 2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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