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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강남 치과역, 성수 화장품역인가” 지하철 역명 개칭에…“공공재 사기업에 팔아넘기나”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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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3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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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부터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성수역 등에 대기업 계열 화장품 회사와 치과 병원 명칭이 병기된다. 출입구, 승강장 역명판은 물론 지하철을 타면 안내 방송에서도 특정 상호가 나온다는 것이다.

공공 자산인 지하철역명에 해당 지역과 관련도 없는 사기업명이 병기되는 것이 눈살이 찌푸려진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역명 병기 유상 판매 사업은 서울교통공사가 2016년부터 만년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해 시행됐다. 지하철역 1㎞ 이내에 있는 기업이나 병원, 기관이 돈을 내고 종전 역 이름 옆이나 밑에 사명을 함께 적을 수 있도록 한다.

지하철 1~8호선 주요 역이 대상이다.

역명이 낙찰되면 3년 간 표기된다.

공사에 따르면 사업이 시행된 이후 올해까지 역명 판매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은 대략 181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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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지하철역명은 주로 은행·증권사들이 차지해왔다.

5호선 여의도역은 ‘신한금융투자’, 4호선 명동역은 ‘우리금융타운’, 2호선 을지로입구역은 ‘하나은행’으로 병기되고 있다.

최근 2호선 강남역은 ‘하루플란트치과의원’이 역명을 11억 1100만원에 낙찰해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5호선 여의나루역은 ‘유진투자증권’이 최종 낙찰됐다.

 


기업과 서울교통공사는 ‘윈윈’이라고 주장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유동 인구가 큰 곳에서 홍보 효과를 얻고, 누적적자가 17조원대에 이르는 교통공사는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20·30 소비자들이 주목하는 상권 성수 일대에 준비 중인 대형 매장 개장을 앞두고 입찰에 응모하게 됐다”고 했다.

공사 측은 “애초에 지하철 적자는 시민들에게 저렴한 요금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대안을 찾은 것이다”며 “운임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하철의 요금을 사수하기 위한 방안이다”고 했다.

 

시민들도 이런 입장을 지지하기도 한다.

직장인 이주형(29)씨는 “지하철은 모든 계층의 발이 되는 중요한 교통수단이고, 특히 ‘취약계층의 발’과 같은 수단인데 요금의 인상률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좋은 정책인 것 같다”며 “역명 오른쪽에 괄호를 붙이기 때문에 공공성을 해치거나 혼란을 야기하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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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명을 낙찰하는 기준이 오로지 ‘금액’이기 때문에 공익성이 뒷전이 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돈 많은 개인 병원들의 ‘자존심 싸움’에 과잉 경쟁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5호선 발산역의 경우, 이대서울병원과 SNU서울병원(에스앤유서울병원)이 부역명 표기를 두고 경쟁을 벌였다.

SNU서울병원이 3억1000만원을, 이대서울병원이 3억150만원을 써내 SNU서울병원이 경쟁에서 이겼다.

이대서울병원은 “지역 대표성을 입찰금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지역에서 대학병원으로 인지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70병상 규모인 개인 병원이 850만원을 더 써냈다는 이유로 역명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공공재인 지하철인데 사기업 및 개인병원 이름이 병기되는 것이 눈살이 찌푸려진다는 주장도 적잖다.

인도네시아인 유학생 케말(31)씨는 “역명에 사기업명이 표현되니 성수 지역의 고유의 역사와 문화가 퇴색되는 느낌이다”고 했다.

성수역을 자주 찾는다는 직장인 박나현(27)씨는 “기업들이 지하철에 역명 병기하려고 경매처럼 엎치락 뒤치락하는 모양새가 공공재인 지하철이 기업들의 사익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느낌을 준다”며 “마치 3년짜리 대규모 팝업 스토어 같다는 느낌까지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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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이 공공 자산인 만큼 단순 최고가 입찰 대신 지역의 특성·문화 등을 반영하게 해서 공공성을 지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화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역명’은 굉장히 상징적인 요소인 만큼, 기업에 이름과 안내 방송 하나씩 내어주면 공공 인프라에 대한 위상도 떨어질 수 있다”며 “‘사철’도 아닌 공공재원을 단지 상업적 차원에서 금융사·개인 병원 여러 곳에 나눠주는 게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는 “수익 보전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더라도, 앞으로 지역 및 공공 기여도 등을 평가해서 역명을 선정하는 기준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852321?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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