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모레면 광복절입니다. 일제로부터의 해방을 기념하는 날. 그 어느 때보다 기쁜 날입니다만, 올해는 무거운 마음으로 그날을 맞이하게 될 것 같습니다. 친일반민족행위자 옹호·독립운동가 폄훼 등으로 구설에 오른 이를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한 윤석열 정권의 반 역사적 폭거 때문입니다.
지난 7일 문제의 김형석 (재)대한민국역사와미래 이사장이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됐다는 소식을 접한 저는 역사학도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 판단했습니다. 이에 개인 차원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윤 대통령에게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전개한 바 있습니다.
서명운동을 시작한 지 불과 일주일도 되지 않아 3만 5천이 넘는 시민들이 동참했습니다. 그만큼 이번 인사가 부적절하다는 데 많은 시민이 공감하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이 지면을 빌려 서명운동에 동참해주신 시민들께 감사를 표합니다.
공식적인 서명 운동은 12일로 마감했습니다. 최종 집계 결과 3만 5184명이 서명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서명운동의 목표는 국회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도록 청원하는 데 있었습니다.
김형석 관장에게 사퇴를 촉구합니다
저는 이번 서명운동을 시작하면서 윤 대통령에게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임명을 즉각 철회해달라고 공개 서한을 보냈습니다. 광복회는 "임명을 철회하지 않을 시 광복절 행사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여전히 묵묵부답인 것을 보니 윤 대통령은 그럴 의사가 전혀 없는 듯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당사자인 김형석 관장께 한 말씀 드리려 합니다. 김 관장께서는 취임식 당일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나는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2027년 8월 7일까지 성심껏 근무할 것이고, 어떤 경우에도 제가 사퇴할 이유도 없고 사퇴할 생각도 없다."
그런데 수많은 국민들이 윤 대통령에게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광복회를 비롯한 독립운동 관련 단체들은 물론이고 역사학계에서도 김 관장께 스스로 물러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독립기념관 직원들조차도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더군요.
이쯤 되면 그 자리에서 계속 버티고 있는 것이 오히려 김 관장께 불명예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으신지요? 이제 그만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독립기념관장직에서 스스로 사퇴할 것을 촉구합니다.
덧붙이는 글 | 서명운동 진행 과정과 결과는 인스타그램 '대한사람(@kiaquot)'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경준 기자
전문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442872?type=main
https://omn.kr/29r9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