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말리제국의 왕
말리 제국은 막대한 금을 바탕으로 아프리카 교역의 중심지로 빠르게 성장했는데, 당시 세계 금은 모두 말리로부터 나온다고 했을 정도로 말리에는 금이 넘쳐났다. 그러나 말리 제국은 어디까지나 금을 제공하는 교역소라는 이미지가 강했고 그 경제력에 비해 이슬람 세계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지는 않았다. 만사 무사는 이런 2류 이미지를 벗고 말리 제국이 당당한 강대국이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과시하기 위해 1324년에는 이슬람의 성지, 메카로 대대적인 성지순례를 떠나게 된다. 이 순례는 어마어마하게 거대하고 화려한 행렬이었는데, 만사 무사와 만사 무사의 아내, 그리고 아내의 개인적인 시종 500명이 순례에 따랐을 뿐 아니라 수많은 시민들과 귀족들도 행렬에 합세했다. 60,000명의 시민들과 황금으로 만든 지팡이를 든 500명의 전령이 행렬의 앞에 서고 그 뒤를 12,000명의 노예가 따랐는데, 노예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화려한 비단 옷을 입고 커다란 황금 주괴를 하나씩 들고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600마리의 낙타가 한 마리 당 100kg이 넘는 사금과 황금 덩어리를 짊어지고 행렬을 따르고 있었으며, 이 어마어마한 행렬이 소비할 식량을 짊어진 낙타 무리도 당연히 행렬에 함께 했다. 가히 인류 역사상 가장 호화로운 순례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규모. 만사 무사가 순례하면서 가져간 금만 해도 약 142톤, 현재 가치로 약 55억 달러(약 7.2조 원)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