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자가 쓴 마약동아리 사건 관련이고 기사가 사건 총망라라 좀 긴데 골때리는 충격적인 내용들만 긁어옴..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581491?sid=102
명문대 학생들로 구성된 마약 연합동아리 일당이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마약 투약 ‘예행연습’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접한 영상 중에는 마약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게 만든 가짜 뉴스들도 있었다. 이른바 ‘마약 인강(인터넷 강의)’이 10, 20대로 하여금 마약 범죄를 시작하게 만드는 ‘트리거(방아쇠)’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서울남부지검 등에 따르면 최근 검거된 마약 동아리 일당은 투약에 앞서 ‘명상’이라는 제목의 환각 체험 영상을 시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함께 마약을 투약할 사람들끼리 모여서 “마약을 하면 이런 느낌일 것”이라는 예행연습을 한 것이다. 이들은 유튜브 영상 여러 개를 함께 시청하며 ‘마약 공부’도 했다. 이들이 여러 번 시청한 한 영상에는 “실로시빈과 LSD는 이른바 ‘사이키델릭’ 약물로 마약 아닌 신약”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실로시빈은 환각 효과를 일으키는 버섯에 들어 있는 성분이다. LSD 역시 강력한 환각 약물이다. 실로시빈과 LSD는 모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마약류에 속한다.
(중략) 이번에 검찰이 적발한 마약 동아리 회원 중 대부분은 이전에 마약 투약 경험이 없었던 초보자였다. 이들은 마약 환각 체험 영상을 모여서 시청했다. 2022년 3∼8월 이 동아리에서 활동한 한 회원은 “(운영진이 마약을) 강요하기보단 유튜브 영상 등을 보여주거나 조심스레 권유해 거부감 없이 호기심에 투약하는 회원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원들은 “실로시빈, LSD는 마약이 아닌 신약”이라는 내용이 담긴 유튜브 영상 등도 공유했다. 이를 믿은 동아리 회원들은 검거된 뒤에도 “LSD 등은 중독성이 없고 새로운 영감을 얻게 해준다”고 수사 당국에 말했다. 공판검사 시절 이 사건을 포착해 수사한 이영훈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 검사는 “검증되지 않은 유튜브 영상을 공유하는 건 (동아리 내에서) 부지기수였다”면서 “관련 논문 등을 조금만 찾아보면 유튜브 영상들이 거짓말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동아리 회원 중에는 마약을 구입하기 위해 6개월에 수백만 원가량을 쓴 이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후략)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581595?sid=102
여기서부턴 검사 인터뷰
서울대 등 명문대생들로 구성된 마약 동아리 사건을 수사한 이영훈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 검사(35·변호사 시험 6회)가 7일 동아일보와 만나 사건의 전말을 밝혔다. 이 검사는 현금으로 마약을 산 다른 회원들도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 중이다. 이에 따라 적발되는 대학생 마약사범들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중략)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명문대 학생들이 유튜브 동영상으로 마약을 공부하고, 장학금과 과외비, 아르바이트비를 마약 구매에 쓰고 있었다. 학생마다 금액은 달랐지만 대략 6개월에 수백 만 원씩을 쓴 것으로 보였다. 수중에 돈이 없는 학생들은 서로 돈을 빌려 마약을 샀다. A 씨는 동아리 회원에게 생일 선물로 마약을 주고 환심을 샀다. 이 검사는 “이들에게 마약은 선물이고 재화였다”고 했다.
(중략)
● “얘는 동참할 듯” 동아리서도 선별
동아리 전체 회원은 수백 명 규모였지만, 이들 누구나 마약을 권유받은 것은 아니다. 단체채팅창도 참여 인원이 각각 다른 여러 개가 존재했다. 동아리 임원들의 대화방에는 “얘한텐 물어보면 (마약) 할 것 같지 않냐”, “얘는 할 듯”, “안 할 듯” 등의 대화 기록이 있었다.
임원들은 외모가 수려하고, 동아리 활동에 열심인 학생들, 언변이 좋은 학생들 위주로 ‘마약 대상자’를 골랐다. A 씨 역시 집안이 유복하고 인물이 좋았다.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학생들이 주로 ‘마약 멤버’가 됐다.
이들은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했다. 모든 대화 기록을 지우면 오히려 고의로 증거를 인멸한 티가 난다고 생각해 마약 후 느낌 등을 올린 대화 기록은 놔두고 마약 투약, 구매 등 관련 내용만 삭제했다. 주기적으로 카톡방을 없애는 ‘방폭’도 치밀하게 했다.
적발된 대부분의 회원은 순순히 범행을 인정했지만, 일부는 “‘몰래뽕’을 당했다”, “돈은 냈지만 약은 안 샀다”고 변명했다. 몰래뽕이란, 마약을 투약할 생각이 없었는데 다른 사람이 술 등에 몰래 마약을 넣었고 이를 모른 채 마셨다는 것이다.
(중략)
● 대학생들이 텐프로 불러 ‘파티드럭’
A 씨와 동아리 남성 회원들은 호텔에 일명 ‘텐프로’라고 불리는 접대부들을 불러 집단 성관계도 가졌다. 이땐 ‘파티드럭’이라 불리는 MDMA(‘엑스터시’라고 불리는 마약의 일종)를 주로 했다. 대화방에서 이들은 접대부들을 ‘가씨들’이라고 지칭했다. ‘아가씨들’의 줄임말이다. 대화방에서 성관계를 직접 묘사한 대화 기록은 삭제했지만 ‘가씨들’이란 수상한 호칭 탓에 덜미가 잡혔다. (후략)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