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걸즈 & 판처

 

내용은 여고생들이 탱크를 타고 싸우면서 노는 스포츠 부활동 애니메이션

조금이라도 상식이 있는 사람이면 '이게 뭔소리야' 싶을만한 주제인데

 

 

 

 

실제로 초창기 계획안을 냈을때도 뭔소리냐 소리를 들었지만,

애니 제작사가 파산직전이라 물불 가리지 못하는 상태인것도 있었고

암튼 뭔가 재미는 있어보이는 계획이라 제작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애니메이션 주제를 봤을때, 미소녀물을 좋아하는 밀리터리 덕후들이 주타겟임이 분명한데

고증에 깐깐한 밀덕들에게 여고생들이 탱크를 타고 논다는 내용을 어떻게 납득시켜야 할까

애초에 탱크는 사람죽이라고 만든 물건인데, 그걸 타고 논다구요??

 

 

 

그리고 제작진은 그걸 해결하기 위해 여러 설정을 들고 나왔는데....

 

 

 

 

 

 

1. 전차도

 

고대 그리스 여성들의 전차 경주에서 기원하여 로마의 검투사, 중세 마상창시합이 현대화 된게 전차도.

탱크를 타고 서로의 기량을 겨루는 전차도는 펜싱이나 사격, 승마처럼 순수한 전통 무예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므로 동하계 올림픽에도 당연히 전차도 종목이 존재하고 나라마다 전차도 연맹이 있는건 물론, 학생들도 가볍게 즐기는 스포츠다

 

과거에는 기사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더러운 남성들이 탱크를 전쟁무기로 쓰려하기도 했지만

진보적인 여성들이 뭉쳐 사회운동을 펼친 끝에 야만적인 남성들에게서 탱크를 빼앗는데 성공했다

때문에 현대에서 탱크는 오직 여성들의 물건이며 남성들이 탱크를 타는건 추하고 이상한 행동으로 취급받는다

 

 

 

 

 

2. 전차도는 안전하다

전차도는 전쟁과는 1도 관련없는 순수한 스포츠기 때문에

다양한 룰과 안전장치가 갖춰져 있고 사망자는 커녕 부상자도 절대로 나오지 않는다.

걸판에 등장하는 물건들은 진짜 전차나 실탄이 아니라, 모양만 본따 안전하게 제작된 '공인 개조품'을 사용한다

 

 

 

 

오타쿠: 차량은 그렇다쳐도 저러다 포탄 맨몸으로 맞으면 어떻게됨

제작진: 안전합니다

 

 

 

 

오타쿠: 아니 그 포탄이 건물을 통째로 날려버리는데

제작진: ?탱크가 뭔지 모름?

오타쿠: ???

 

 

 

 

오타쿠: 그럼 저렇게 몸빼놓고 달리다가 떨어지거나 뒤집어져서 깔리면...

제작진: 안 다친다고

 

 

 

 

아무리 봐도 조오오온나 위험해 보이지만, 아무튼 작중에서 부상자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사람이 다치고 죽으면 스포츠가 아니니까

 

 

 

 

이해가 안 간다구요? 당신은 정상인입니다

상식밖의 뻔뻔함에 오타쿠/머글 안 가리고 '저게 말이됨??;' 소리를 뱉었지만....

 

 

 

 

 

 

 

3. 걸판 세계관에선 학생들이 학원함이라는 배위에서 생활을 한다

 

수백수천의 학교들이, 최소 7km가 넘는 항공모함 위에 학교도 짓고 마을을 만들고 자연지형까지 만들어서 생활한다

학교가 육지가 아닌 배위에 있는것은 기원전부터 이어진 문화이기에 아무도 의문을 가지지 않는 전인류적 상식이다.

 

 

 

 

 

탱크가 문제가 아니였다. 애초에 현실의 지구가 아니였다

현실의 물리법칙으로는, 지구상에서 저런 배를 한대라도 만들긴 커녕 입항할 항구조차 만들 수 없다. 

다른거 다 납득한다 쳐도 학원함은 현실성을 따지는 사람이 바보인 설정이였다

 

 

그리고 위의 모든 설정들이 1화에서 나왔다

 

 

 

 

결국 여기까지 오면 제작진이 말하고 싶은 메세지가 분명해지는데,

고증이니 비현실적이니 따지지 말고 그냥 뇌빼고 보란 소리.

 

 

 

 

중요한건 이게 먹혔다는 것

 

이 작품을 이해하는데는 잡다한걸 숙지할 필요가 없었다. 

'여고생이 탱크타는 애니' 한마디면 내용 이해에 문제가 없었다

왜냐? 이 애니속 모든 설정은 오직 그걸 그리기 위한 장식이니까

 

와중에 스토리는 전차도=스포츠란 설정대로 정통파 스포츠물인게 더 골때리는 부분이였는데

 

제대로된 팀도 없던 약체 고교가 전국대회에 도전하게되며

처음에는 우왕좌왕 하던 팀원들이 다양한 좌절을 극복하며 점차 우정과 믿음 속에 성장해나가고.

소극적이던 주인공도 점차 변화하며 '스포츠는 경쟁수단이 아니라 즐기는 것' 이라는 걸 깨달음

마지막에는 주변인물 모두에게 인정받고 환호속에 웃음지으며 마무리되는 스토리

 

사실 주어를 배구나 야구로 해도 문제가 없는 내용. 근데 그걸 탱크로 넣으니 괴작이 탄생

 

 

 

뭔 말을 붙여도 어처구니 없는 작품인건 변함이 없지만

어차피 "비현실적이다, 미소녀물 별로다, 밀리터리 별로" 할 사람은 1화에서 싹 다 털어냈으니

그냥 이런거 좋아할만한 사람만 꽉 잡고가면 아무 문제 없었고

 

 

 

 

여기서 작품이 대히트할 수 있게 만든 일등공신이 나왔으니 바로 탱크
설정은 얼탱이가 터지지만 전차끼리 치고받고 싸우는건 너무 재밌었던것. 

 

 

 

 

드리프트는 기본으로 깔고가는 스피디한 액션을 곁들인 치열한 전차전,

아무도 상상못한 기발한 발상들이 밀덕들의 가슴을 불태움

 

현실적인 전차전과는 거리가 멀지만 알게뭐야

어차피 이 작품에 '현실적'이란건 없다

 

 

 

탱크로 롤러코스터!!

 

 

 

탱크로 건카타!!!

 

 

 

바이킹!!!!!

 

 

 

 

대관람차!!!

 

 

 

 

여기에 미소녀물로써도 성공.

탑승 전차의 국가 이미지에서 모티브를 따온 알기쉬운 디자인과 성격으로 입덕하기 쉽게 만들었다

 

 

 

 

뭣보다 탱크 타면서 홍차마시고 디저트 먹방하고 악기연주하는데 인상적이지 않을수가

 

 

참고로 여기에도 설정이 있는데 쟤네는 다 일본인이다. 홍차도 금발도 다 컨셉이다

제작진: ?그럼 고교 전국대회 스포츠물인데 당연히 일본 고등학생들이 나와야죠?

 

 

 

 

어차피 이상한거 만들거면 그냥 막나가라는 교훈을 남긴 걸판.

결과적으로 파산직전이였던 제작사는 반다이 자회사가 되며 인생역전을 펼쳤고

지금도 탄탄한 팬덤을 갖추고 10년넘게 새시리즈가 계속 나오는 장기작품으로 순항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