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사들인 해피머니 189억원
적십자 피해액 산출도 어려운 상황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의 여파로 사용이 정지된 해피머니 피해자들이 지난 5일 오전 국회를 방문,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환불 등 피해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실이 적십자사를 통해 확보한 구매 내역을 보면, 적십자사는 2020~2024년 해피머니아이엔씨와 총 189억원(443만개)어치 상품권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티메프 사태 이후 미발주된 일부를 제외하면, 총 181억원(410만개)의 해피머니상품권이 이미 대금 지불까지 완료됐다.
적십자사는 티메프 사태로 해피머니 사용처가 막히면서 휴지조각이 되자 다른 상품권으로 대신 교환해주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2주간 교환처리된 해피머니 상품권은 총 1만개로, 상품권 유효기간이 5년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교환 요구가 늘며 적십자사의 피해액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적십자사가 향후 해피머니아이엔씨로부터 피해를 보전 받을 가능성은 현재로서 매우 낮다. 발행사가 사실상 부도 상태이기 때문이다. 류승선 해피머니아이엔씨 대표는 지난달 31일 “부족하나마 고객예치금으로 환불을 진행하고자 방법과 절차에 대해 관련 기관과 전문가에게 조언을 요청했지만 명확한 답을 얻지 못했다”며 환불을 중단했고 공개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현재 적십자사는 최종 피해 규모도 추정하지 못하고 있다. 기지급된 상품권의 사용률이 확인되어야 하는데 해피머니아이엔씨가 응답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적십자사는 지난달 26일 사용률 확인과 상품권 사용, 환불을 책임질 것을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해피머니아이앤씨에 보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지난 2일 적십자사는 2차 공문에서 해피머니에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가압류 및 손해배상 소송을 예고했다.
해피머니아이엔씨는 선불업 미등록업체로,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하거나 제3자에 예치하는 식의 상품권 대금 보호 장치가 전혀 없었다. 일부 피해자는 류 대표를 사기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 의원은 “해피머니가 사용이 불가해지며 적십자사는 물론 헌혈자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며 “정부의 즉각적인 실태조사와 수사착수로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막고 적십자 지원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