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웰니스내과의원 1명 채용 공고에 100명 넘게 지원
나경재 원장 “얼마나 힘들지…앞장서 줘서 정말 감사”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채용 공고를 보고 한 의원에 이력서를 넣었던 사직 전공의 A씨는 뜻밖의 이메일을 받았다. 채용됐다는 반가운 소식도 아니었지만 A씨는 그 내용을 보고는 뭉클했다. “후배를 생각하는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A씨가 받은 이메일 편지는 구리웰니스내과의원 나경재 대표원장이 보낸 것이다. 구리웰니스내과의원은 지난 7일 계약직 봉직의 1명을 채용하면서 ‘사직 내과 전공의 우대’한다고 공고했다. 근무 기간은 오는 9월부터 내년 1월까지로 주요 업무는 진료와 문진, 결과 상담 등이며 필요하면 관련 진료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연봉도 세전 1억5,000만원 이상이라고 했다.
채용 공고를 낸 지 하루도 되지 않아 100명 넘게 지원자가 몰렸다. 경쟁률만 100대 1이 넘는 셈이다. 나 원장은 면접을 볼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탈락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나 원장은 이메일에서 “하루도 안 되어 100장이 넘게 들어오는 이력서들을 보면서 공고 후 계속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전공의들이 얼마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지 저는 다 헤아리지 못할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어 정말 미안하고 앞장서 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함께 하지 못하게 되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가 해결되고 정상화된다면 앞으로 여러분들이 원하는 자리를 골라서 갈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했다.
구리웰니스의원은 공고를 낸 지 이틀 만인 9일 ‘기존 지원자 중 면접 후 채용 완료하겠다’며 마감했다.
메일을 받은 사직 전공의들은 입을 모아 “진심인 것 같아 감동했다”고 말했다. 한 사직 전공의는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이력서를 넣은 여러 곳 중 답메일을 보내준 곳을 여기가 처음”이라며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나 원장이 보낸 이메일은 의사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공유되면서 구리웰니스내과의원에 지원하지 않았던 사직 전공의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메일 내용을 접한 한 사직 전공의들은 “눈물 난다”, “답장을 준 것만으로도 상위 1%”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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