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어 중인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 테러를 모의한 용의자들은 폭발물을 활용한 자살폭탄 테러로 최대한 많은 인명 피해를 낼 계획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란츠 루프 오스트리아 공공안보국장은 북마케도니아계 19세 오스트리아 남성 테러 용의자가 구금 중 이같이 자백했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당국에 따르면 해당 남성은 인터넷상으로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하고 “피바다를 일으킬 자살 테러”를 계획했다고 증언했다. 그의 집에서는 폭탄 제조에 쓰이는 물질은 물론, 벌목도의 일종인 마체테도 발견됐다.
당국은 17세 터키·크로아티아계 오스트리아인 용의자도 체포했다. 그의 집에서는 IS와 알 카에다 관련 자료가 발견됐으며, 이번 공연이 열리기 며칠 전 공연 관련 서비스 제공 업체에 취직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AP는 전했다. 두 용의자와 접촉한 15세 소년도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월드 투어 콘서트인 ‘에라스 투어’ 중이던 스위프트는 이날부터 10일까지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 하펠 경기장에서 공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당국이 테러 발생 징후를 발견함에 따라 주최 측은 3회 공연을 모두 취소했다.
스위프트의 이번 공연에는 최대 6만5000명이 경기장에 입장하고 3만명 정도의 팬이 경기장 밖에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카를 네하머 오스트리아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구 트위터)에서 “오스트리아 경찰과 국가 안보 및 정보 기관이 외국 기관과 긴밀히 협력한 덕분에 위협이 조기에 발견돼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고 했다. 네하머 총리는 또 “콘서트를 라이브로 경험하고 싶었던 사람들이 매우 슬퍼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같은 심각한 순간에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팝스타 콘서트장을 상대로 한 테러가 있었다. 2017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개최된 아리아나 그란데 콘서트장에서 폭발물이 터져 22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쳤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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