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복덩이'가 될 줄 알았던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루벤 카데나스(27)는 어쩌면 역대급 먹튀의 오명을 남기게 될지도 모른다.
삼성은 지난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를 앞두고 카데나스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앞서 카데나스는 지난 7월 26일 KT 위즈전 첫 타석에 헛스윙을 한 뒤 허리 통증을 느껴 교체됐고, 이후 열흘 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6일 경기에 8회 말 대타로 등장해 11일 만의 복귀전을 치른 카데나스는 헛스윙 삼진으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타격보다 더 큰 문제는 수비였다. 9회 초 중견수로 외야 수비에 나선 카데나스는 김태연의 안타 타구를 천천히 따라가 잡은 뒤 큰 포물선을 그리는 '아리랑 송구'로 유격수 이재현에게 공을 연결했다. 그 사이 김태연은 1루를 돌아 2루에 여유있게 도착했다. 단타로 막을 수 있는 타구를 2루타로 만든 무성의한 수비였다.
카데나스의 어이없는 수비를 본 투수 이승현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박진만 감독은 문책성 교체로 분노를 드러냈다. 대수비 김헌곤과 교체돼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카데나스에게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병원 정밀 검진 결과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부상 부위에 대한 불안감을 느껴 출전을 꺼렸던 카데나스는 6일 경기에 본인이 타격과 수비를 할 수 있다고 해서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막상 더그아웃에서는 대타로 나가기 전 복대를 차고 허리 통증을 호소했고, 외야 수비에서도 무기력한 플레이로 팀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들었다.
삼성은 결국 카데나스를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렸다. 1군에 다시 등록되려면 열흘이 지나야 한다. 돌아온다고 해도 건강한 모습을 되찾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삼성을 더욱 깊은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건 8월 15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이다. KBO리그 규정에 따르면 8월 15일까지 등록된 외국인 선수에 한해 포스트시즌 출전이 가능하다. 현재 2위(57승 2무 49패 승률 0.538)를 달리고 있는 삼성은 가을야구에 진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주일 안에 대체선수를 구해야만 포스트시즌에서 외국인 타자 공백 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다. 대안을 찾지 못한다면 언제 통증을 호소할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은 카데나스와 동행을 이어가야 한다.
지난달 10일 총액 47만 7,000달러(약 6억 5,600만 원)에 삼성 유니폼을 입은 카데나스는 초반 6경기서 타율 0.348(23타수 8안타) 2홈런 5타점 OPS 1.071로 펄펄 날았다. 그러나 '복덩이'가 될 줄 알았던 카데나스는 이후 '짐덩이'로 변했다.
삼성은 카데나스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며 사실상 교체 수순이 들어갔다. 이대로라면 카데나스는 안타 1개당 약 8,200만 원을 받은 역대급 먹튀로 이름을 남기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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