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들이 6개월째 수업 거부에 이어 의사 국시(국가시험)마저 외면하고 있는 가운데, 의대생 학부모들이 광복절인 다음달 15일 서울시청 앞 대한문에서 ‘의대 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연다.
전국의대생학부모연합(전의학연)과 경기도의사회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의대생들이 6개월째 공부를 하지 못하고 있는 초유의 사태가 방관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사태의 조속한 종결을 위해 광복절 대규모 의대 교육 정상화 호소 궐기 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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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대생학부모연합 학부형들이 2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의대생 학습권 보장 요구 및 정부의 의료정책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
전의학연은 “교육부는 의대생들이 한 학기 넘게 수업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외면하고, 편법 학점 부여, 의학교육평가원 무력화 등 의대생들이 제대로 교육받고 좋은 의사가 될 기회마저 박탈하겠다는 무책임한 발표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사태를 책임져야 할 대통령실은 여전히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도 사태 해결을 외면한 채 PA 합법화, 외국 의사 수입 등으로 대한민국 의료 현장을 망가뜨리고 국민 건강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전의학연은 이날 1000명 이상의 의대생 학부모들이 모일 것으로 보고 있다.
모 의대 본과 3학년 의대생의 부모인 전의학연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현재 온라인 카페에서 집회에 참가하실 학부모님들의 신청을 받고 있다”며 “첫 집회 때보다 10배 이상의 학부모님들이 오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전의학연 학부모 100여명은 23일 교육부에서 첫 집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규탄한 바 있다.
전의학연 대표는 “저희가 요구하는 것은 딱 한가지, 의대 교육의 정상화다”며 “아이들이 아직 수업도 한번 하지 않았음에도 (정부는) 그냥 진급을 시킨다는데, 그런 의사에게 국민들이 진료를 받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는 특혜를 달라고 한 적도 없고 그냥 유급시키고 휴학시키라고 했는데, 언론들은 왜 특혜를 줬는데 안 받느냐고 하고 있다”며 “저희는 이걸 투쟁하는 것도 아니고 애들이 학교에 갈 수 있도록 정말 우리 얘기 한 번만 들어달라는 것이다. 무릎 꿇고 호소드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한편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이날 성명을 내고 “96%에 달하는 의사 국시 미접수율은 의학교육 파행의 결과”라며 “의학교육 현장 붕괴는 명백한 정부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대협은 “더 이상 의학교육을 행정 처리 대상으로만 왜곡하지 말고 의료 정상화를 외치는 의대생들의 정당한 목소리와 선택을 무시 말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추가 국시를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정부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교육받지 못한 학생들에게 달콤해 보이는 썩은 사탕을 주는 것”이라며 “새로 접수가 열린다고 해도 학생들이 응시할 이유와 명분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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