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꿈 아니죠?”
7일(현지 시각)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에서 우승한 박태준(20)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자마자 실감이 안 난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박태준은 이날 결승전에서 가심 마고메도프(아제르바이잔)를 상대했다. 경기 초반 두 선수의 발이 부딪치면서 마고메도프가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매트에 드러누웠다. 박태준은 “나는 오른발, 상대는 왼발을 뻗다가 정강이끼리 서로 맞부딪쳤는데 상대가 원래 아프던 곳인지 강한 충격으로 다친 것인지 잘 모르지만 매우 아파했다”고 말했다.
2라운드에서 1-13으로 크게 점수가 벌어진 상황에선 마고메도프가 박태준의 몸통 발차기에 적중당한 뒤 몸을 돌렸고, 박태준의 연속된 공격에 다시 매트에 쓰러졌다. 결국 마고메도프는 기권을 선언했다. 박태준은 마지막 장면에 대해선 “태권도에선 ‘갈려’가 나올 때까지는 공격을 계속 시도하는게 맞다”며 “심판이 ‘갈려’를 하지 않아 상대 몸통을 때렸다. 상대가 넘어지면서 부딪친건지 허벅지 쪽을 잡고 있던데 왜 허벅지를 잡았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박태준은 “상대가 경기를 포기하거나 그만둘 때까지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배웠다”며 “시상식 때 상대를 부축해주면서 ‘미안하다’고 했고, 상대도 경기에서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괜찮다고 축하해줬다”고 말했다.
박태준은 포디움(시상대) 위에 서서 애국가를 듣는 것을 파리 올림픽의 목표로 잡았다. 그는 “목표를 이루니 정말 꿈이 아닌가 싶은 기분이 들었고, 감독님과 그동안 준비해왔던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가 순간 울컥했다”며 “내 21년 인생이 담긴 금메달”이라고 말했다.
이날 그랑팔레 계단을 내려오던 박태준의 한쪽 귀엔 이어폰이 꽂혀져 있었다. 박태준은 “경기 전에는 빠른 템포의 팝송을 듣다가 계단을 내려올 땐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를 들었다”며 “오늘 내 인생에 한 페이지를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꿈을 이뤘다”고 했다.
그는 휴대전화 배경화면에 힘을 낼 수 있는 문장을 띄워놓고 자주 들여다본다고 했다. 긴장이 될 때마다 ‘나는 된다. 나는 될 수밖에 없다’란 글을 보며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https://naver.me/5mIYBeIe
관중들 야유하던데 이게 맞음
정 안되면 기권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