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제 인생에 영상에서 보여준 터닝포인트(전환점)은 세 작품이에요, '응답하라' '비밀의 숲' 그리고 '이태원 클라쓰'입니다."
배우 유재명이 자신의 연기 인생 터닝포인트에 대해 이야기했다.
유재명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디즈니+(플러스), U+모바일tv 새 드라마 '노 웨이 아웃:더 룰렛'(이하 '노 웨이 아웃')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노 웨이 아웃'은 희대의 흉악범 김국호(유재명 분)의 목숨에 200억 원의 공개살인청부가 벌어지면서, 이를 둘러싼 출구 없는 인간들의 치열한 싸움을 그린 8부작 드라마다. 지난 7월 31일 디즈니+와 U+모바일tv에서 1, 2회가 먼저 공개됐다.
유재명은 1997년 연극 '서툰 사람들'로 데뷔해 부산에서 극단 활동을 한 그는 서울로 무대를 옮겨 배우 혹은 연출가로 활동했다. 이후 매체에서도 모습을 비추던 그는 2015년 신원호 PD의 tvN '응답하라 1988'에 출연해 본격적으로 사람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후 tvN '비밀의 숲' 시즌1, 2과 '슬기로운 감빵생활', JTBC '이태원 클라쓰' 등 많은 히트 작품에 출연하며 적당한 밸런스를 갖춘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유재명은 '노 웨이 아웃' 13년 만에 출소하는 희대의 흉악범이자 현상금 200억 원이 걸린 인물 김국호 역을 맡았다. 그는 흉악범 김국호의 '본 투비 악인'의 모습을 잔인하고 살벌하게 표현해 몰입도를 높였다. 그는 또한 오는 14일 개봉하는 영화 '행복의 나라'에서도 악역이자 합수단장 전상두 역을 맡아 또 다른 모습의 악인으로 눈도장을 찍을 예정이다.
유재명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연기를 할 때 '출구가 없다'라고 느낀 적이 있나.
▶사실은 저도 연기자로서 막막한 경험을 했었고, 세상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연기를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했다.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온 계기도 극단 운영하고 연출 작업 하면서 번아웃 현상을 겪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는 충동적인 마음이 있었다. '영상을 해야지'라고 생각했다가 눌러 앉은 케이스다 그때도 출구가 없었다. 당연히 현실은 가난했다. '응답하라'라는 좋은 작품을 만나서 좋은 계기가 됐다.
-전환점이 된 작품이 있다면.
▶영상 작업에서는 세 번 정도가 전환점이었다. '응답하라'가 첫 번째다. 전 국민이 사랑하는 드라마였다. '응답하라'에서 동룡이 아버지였는데 그때 집 내부 세트가 없었다. 외부에 대문은 있지만 가족이 없었다. 2부, 4부, 8부 한신하고 빠지는 역할이었다. 작가 선배, 감독님이 유재명 배우의 동룡이 아버지는 더 빌드업시킬 수 있는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8부에서 빠지는 역할이어서 최선을 다했는데 고스톱 신이 생기고 나중에는 아내도 생기고 가족들도 생겨서 18부까지 쭉 갔다. 그런 행운은 잘 없는 것 같다.
또 제가 '비밀의 숲'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다. 많은 분이 도움을 주셨다고 믿었던 것 같다. 저라는 배우에게 그 작품이 올 것이라고 생각은 못 했다.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두 번째 터닝포인트였다.
세 번째는 '이태원 클라쓰'였다. '이태원 클라쓰'는 원래 장가 회장이 아니고 아버지 역할이었다. 어느 날 감독님에게 '장가 회장 역할을 해보면 어떨까요' 제안했다. 유재명 배우가 장가 회장? 상상도 못 했던 것인데 그게 급물살을 타면서 장가 회장 역할을 했다. 세 작품이 지난 몇 년의 시간 동안 포인트였다. 지금은 '노웨이아웃'이나 '행복의 나라'를 앞둔 상황이다.
-'노 웨이 아웃'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은가.
▶'노 웨이 아웃'이 앞선 세 작품의 계보를 잇는 전환점이 될 것 같다. 배우라는 존재는 자기가 맡은 역으로 살다 간다. 일상인의 저는 촌스럽고 느릿느릿 삶을 살아가는데 배우는 작품이 끝나면 존재가 사라지는 것을 겪는다. 맡은 역할로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노 웨이 아웃' 배우들과 호흡은 어땠나.
▶염정아 선배님은 정말 멋진 선배님이다. 연기도 쿨하고 일상도 쿨하다. 안명자 역할을 너무 잘해서 팬이 됐다. 김무열 배우와 처음 작업했다. 너무 센스있고 재밌더라, 같이 작업하고 싶었다. (이광수는 정말 멋진 청년이다. 아시아의 프린스라고 하더라. '런닝맨'을 본 적이 몇 번 없는데 유명한 친구더라. 저는 광수가 연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 연기자로 자리매김하는 작품이됐으면 좋겠다. (성)유빈이는 저와 작품 했는데 실제로 너무 착하더라. 허동원 배우도 그렇고 정말 좋은 배우들이 많이 나온다.
-연극 선생님으로도 청소년들을 지도하지 않았나. 지금도 하고 있나.
▶4~5년 정도 했다. 낯선 서울 생활에서 유일하게 정을 준 곳이었다. 어떤 분의 소개로 공동 창작을 했다. 이야기와 고민거리를 나누면서 직접 공연 만들어서 대본을 써서 올렸다. 지금은 하고 있지는 않다. 성북동 주변에서 연극 배우들이 좋은 연극을 한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그 연극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직접 참여하기는 힘들지만 지원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청소년 연극이 많았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연극 생각이 있나.
▶현실적으로 작품을 많이 하면서 못하게 됐다. 작게 한 마지막 연출이 8년 전인데 이번에 몇몇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고 싶은데 내년 것까지 정해져서 할 수 있을지, 거짓말쟁이가 된 것 같다. 작품이 들어오면 좋은 점만 보이더라. 이렇게 매력적인 작품인데 나라는 배우를 필요한다고? 욕심이 많다고도 할 수 있다.
-예능 섭외가 들어온 적은 없나.
▶실제로 예능 섭외가 많이 들어온 편이다. 작품 촬영이 많아서 못 했다, 한번 두번 안 하다 보니 못 할 것 같더라, 여행 예능 등 좋은 작품이 많다, '삼시세끼'를 보면 너무 좋고 힐링도 된다.예능 현장에 가봤는데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하니까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제가 재밌는 사람은 아니어서 그분들이 좋아하실지 모르겠다.
-같이 예능하고 싶은 배우는.
▶광수? 광수는 제가 보니까 '내추럴 본 예능인'이다. 성실하게 모든 것을 잘 한다. 광수가 참 재밌을 것 같다. 젠틀하고 센스있는 친구여서 평소에 예의도 바르고 키가 엄청 큰데 인사를 90도로 '안녕하세요'라고 한다. 멋진 친구다. 이선빈 배우와 함께 호흡한 적이 있는데 두 분은 너무 멋진 커플인 것 같다.
-예전에 격정 멜로 하고 싶다고 했다, 상대 배우로 원하는 분이 있다면.
▶격정 멜로라는 단어보다는 중년을 위한 사랑 이야기는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콘텐츠가 젊은 사람에게 맞추다 보니 시대를 살아가는 아버지 어머니 중년 삼촌의 사랑과 이별, 삶을 다루는 좋은 작품을 해보고 싶다. 상대 배우는 비밀로 하겠다.(웃음)
-쉼 없이 작품을 하면서 달려오셨는데 원동력은 무엇인지.
▶일중독이다. 저는 실제로 쉬지를 못한다, 쉬어본 적이 없으니 쉰다는 것을 못 했다, 잘 쉬어야지, 에너지를 잘 충전해야지 잘 살 거라는 생각을 한다. 균형감 있는 삶, 일과 가족 균형감을 찾는 게 삶의 목표가 된 것 같다.
-자녀와 시간은 잘 보내는가.
▶아들은 이제 6살인데 아이 이름이 유모든이다. '모든 게 너의 삶이다'이라는 뜻으로 지었다. 세계 국기를 외우는 게 소질이 있다. 세계 모든 나라를 가는 게 꿈이라고 하더라. 일 열심히 하면서 사이사이에 (함께) 많은 나라를 가면 좋겠다. 이제는 가족들에게 잘하면서 일과 가족의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한 나이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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