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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은 극단적으로 나뉜다. 특히 남성들의 평점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다. 실관람객(남 7.09/여 8.8)보다, 실제로 영화를 봤는지 모를 네티즌(남 5.78/여 8.74) 평점에서 남성의 평가가 유독 낮은 점이 눈에 띈다.
가장 큰 혹평은 대체로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항공사를 대표하는 파일럿이 문제의 '꽃다발' 발언 때문에 해고당한 뒤 업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게 이해가 안 된다는 점이다. <파일럿>에서는 윤슬기의 입을 빌려 여성 승무원들의 외모를 평가하며 꽃다발이라고 하는 게 왜 칭찬이 아닌 성차별이 직설적으로 설명한다. 사내 윤리교육 영상에서도 가장 먼저 나올 이 메시지는 여전히 영화 바깥에서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두 번째는 누가 봐도 남자 같은데 여장인 걸 눈치 못 챈다는 게 몰입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손발이 크고 어깨가 떡 벌어졌기 때문에 여성처럼 보이지 않는다니.
더스틴 호프만은 <투씨>를 회고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나는 스스로 멋진 여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여장한 내 모습은 만약 파티에서 만났다면 말을 걸고 싶지 않을 정도였어요. 왜냐하면 여장한 내 모습이 데이트를 신청할 만큼 육체적으로 아름답지 않았거든요. (...) 그래서 크게 울었죠. 그리고는 아내에게 '나는 이 영화를 꼭 하고 싶어. 내가 만난 여성 가운데 너무나 많은 사람이 매력적이었는데도 나는 그들의 매력을 제대로 알지 못했어. 나도 외모 지상주의에 세뇌됐다는 것을 알게 됐어'라고 말했어요. (...) 코미디 영화 투씨는 나에게는 결코 코미디 영화가 아니었어요."
<파일럿> 후기 중에 '여자에게는 늦고 남자에게는 빠르다'는 평이 회자되고 있다. 1937년 할배 더스틴 호프만도 느낀 이 감정이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합의되지 않았다는 놀라움이 <파일럿>이 2024년의 한국 사회를 고스란히 담은 코미디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공고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