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무전취식·승차 12만건 역대 최고치 기록
하루 331건꼴…신고 늘었지만 처벌은 되레 감소
업주들 “낮은 처벌에 상습범↑…생업 지장 크다”
6일 세계일보가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무전취식·승차 신고 건수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2021년 6만5217건에서 2022년 9만4752건으로 늘었다가 2023년인 지난해 12만818건으로 최근 10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하루 평균 331건 꼴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강타한 2021년 잠시 감소 추세를 보이긴 했으나, 작년 수치는 그 이전인 2020년(10만5547건), 2019년(11만6496건)과 비교해도 높다.
2024년 상반기(1~6월) 기준 6만3729건의 신고가 접수돼 올해 역시 전년과 비슷하거나 더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고하지 않은 사례는 집계되지 않아 실제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전취식은 술값, 음식값 등을 정당한 이유 없이 제값을 치르지 않는 행위로 상습범이 아닌 경우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10만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해진다. 보통 통고처분(법규 위반자에게 범칙금을 부과하고 일정 기간 내 납부시 처벌을 면해주는 행정처분, 5만원)이나 즉결심판(2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에 넘겨진다. 통고처분을 이행하지 않으면 즉결심판으로 전환된다.
업주들은 낮은 처벌 수위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서울 종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많으면 한 달에 서너 건씩 먹튀 사건이 발생한다”며 “예전에는 일일이 경찰에 신고하고 인터넷에도 올려봤지만, 피해 금액을 돌려받은 적은 극히 드물다. 생업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몇 번 그냥 넘어가니 먹튀를 했던 손님이 또 했던 적도 있다”며 “처벌이 솜방망이니 상습범도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에 신고를 해도 피해 금액이 낮아 조사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는 불만도 나왔다. 경기 수원 인계동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지난 6월22일 20대로 추정되는 남성 2명과 여성 2명이 ‘먹튀’를 했다는 내용으로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한 달 넘게 용의자 특정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다.
중략
최근 3년간 무전취식·승차 처벌 통계를 살펴본 결과 지난해 통고처분(8441건)과 즉결심판(6673건)은 총 1만5114건으로, 전체 신고 건수의 12.5%에 그쳤다. 전년인 2022년에 비해 신고 건수는 늘었지만 처벌받은 경우는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2022년의 즉결심판(7,887건)과 통고처분(7,786건)은 모두 1만5673건으로, 신고 건수의 16.5% 수준이었다. 올해도 6월까지 즉결심판(3334건)과 통고처분(4576건)이 신고 건수의 12.4%에 그쳤다.
무전취식에 따른 피해 금액이 크고 상습, 고의적일 경우에만 사기죄가 적용되는데, 사기죄는 징역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 다만 먹튀 범죄로 징역형과 같은 높은 처벌이 이뤄지는 것은 흔치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3957701?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