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리볼버>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안 하고 싶었어요.”
‘칸의 여왕’ 배우 전도연이 리볼버 권총을 들고 극장 스크린에 돌아왔다. 오는 7일 극장 개봉하는 오승욱 감독의 누아르 영화 <리볼버>에서 비리 경찰 주인공을 연기한다. 그는 오 감독과 2015년 <무뢰한> 이후 9년만에 호흡을 맞췄다. <리볼버>는 무뢰한처럼 어둡고 차가운 범죄세계를 그린 누아르 작품이다. 오 감독은 전도연의 출연을 전제하고 4년동안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썼다. 전도연은 “여자 버전 <무뢰한>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에 꺼려졌다”면서도 “(출연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려 했고 이왕 하는거면 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리볼버>의 줄거리는 단순하고 직선적이다. 거액을 약속받고 죄를 뒤집어썼던 경찰 ‘하수영’(전도연)이 출소해 돈을 되찾으러 간다. 하수영의 얼굴을 보면 어쩔 수 없이 <무뢰한>에서 전도연이 연기했던 단란주점 마담 ‘김혜경’이 떠오른다. 하지만 스카잔(화려한 일본풍 자수가 장식된 야구 점퍼)차림의 하수영은 감정을 걷어낸 메마른 표정으로 액션 연기를 보여준다.
“제가 <리볼버>에서 가장 견제했던 인물은 <무뢰한>의 김혜경이었어요. 감정을 많이 덜어낸 연기를 하자고 생각했어요. 촬영할 땐 몰랐는데 그런 무표정에 상대 배우들의 색깔이 묻어 다양한 느낌의 씬이 나온 것 같아요. 배우들의 연기가 색을 입히고 숨을 불어넣지 않았으면 보기 힘든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요.”
배우 전도연은 영화 <리볼버>에서 ‘하수영’(왼쪽)을 맡아 <무뢰한>의 ‘김혜경’(오른쪽)과 다르게 감정을 덜어낸 무표정한 연기를 선보인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CGV아트하우스 제공
전도연은 오승욱 감독의 영화들에 대해 “잔재주 없이 묵직하다”며 “촌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저는 ‘클래식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곧장 <리볼버>에 대해선 “오 감독님 영화같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무뢰한>은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영화였지만 <리볼버>는 코미디 장면이나 대사가 많다”면서 “블랙코미디라는 조미료가 들어간 느낌이라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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