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K)-콘텐츠가 동남아시아 틱톡의 콘텐츠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어요.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언어는 모두 다르지만 단 하나 공통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모든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케이 콘텐츠를 정말 좋아한다는 겁니다.”
지난 1일(현지시각) 싱가포르 틱톡 본사에서 한국 취재진을 만난 앙가 아누그라 푸트라 틱톡 동남아시아 운영 총괄 매니저(GM·General Manager)는 이렇게 말했다. 2021년부터 그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관련한 업무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그동안 ‘케이 콘텐츠’하면 주로 케이팝, 드라마, 영화 등이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틱톡에서의 케이 콘텐츠는 한국 음식,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까지 아우른다. 최근 삼양식품의 ‘까르보나라 불닭볶음면’이 틱톡 등 에스엔에스(SNS)에서 바이럴되며 인기몰이에 성공한 게 대표적인 예다.
푸트라 총괄 매니저는 “틱톡에서의 케이 콘텐츠는 한국인이 만들고, 업로드하는 영상뿐만 아니라 한국과 관련된 모든 콘텐츠를 케이 콘텐츠라고 정의하고 분류한다”며 “현재 틱톡 플랫폼에 올라오는 케이 콘텐츠의 23%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올라온다”고 설명했다.
동남아시아 틱톡 이용자들이 케이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 또한 다양하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의 특정 장면을 패러디·리메이크하는 등 2차 창작물로 케이 콘텐츠를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는 것이다. “‘선재 업고 튀어’, ‘눈물의 여왕’ 등 드라마 속 한 장면을 창작자만의 방식으로 짧은 영상으로 다시 만든다거나, ‘오징어게임’ 속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노래로 또 다른 콘텐츠를 올리는 등 케이 콘텐츠 하나에서 여러 가지 카테고리로 영상들이 파생되고 있다.” 푸트라 총괄 매니저는 최근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케이 콘텐츠로 드라마 ‘무빙’, 예능프로그램 ‘서진이네’를 꼽았다.
틱톡은 한류의 시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틱톡이 글로벌 마케팅 데이터·분석 기업 칸타(Kantar)와 공동연구한 ‘숏폼 시대의 한류: 짧고 강력한 콘텐츠로 승부하다’ 백서를 보면, 한류 시장 규모(소비자 지출 기준)는 올해 760억달러(약 105조원)에서 2030년 1430억달러(약 198조원)로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틱톡은 잠재 성장력까지 포함하면 1980억달러(약 274조원)까지 예상된다고 밝혔다.
푸트라 총괄 매니저는 “많은 콘텐츠 창작자들이 박서준, 송중기 같은 한국의 유명 배우들을 앰배서더로 발탁한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케이 콘텐츠가 동남아 시장에서 가지고 있는 잠재력, 가능성을 포착해 틱톡에서 활동하고 창작자들을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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