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브랜드의 할인정책은 매월 반복되는 일이지만, 신차효과가 남은 인기차종인 E클래스까지 할인한다는 점에서 벤츠의 위기감이 상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벤츠의 신차 등록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0% 감소한 4369대에 머물렀다. 지난달 탈환했던 수입차 왕좌 지위도 다시 BMW(6380대)에 내줬다.
E클래스가 지난달 1505대 판매로 모델별 판매순위 3위에 머무른 영향이 컸다. BMW 5시리즈(1645대)와 테슬라 모델Y(1623대)가 E클래스를 앞질렀다.
지난 1월 출시된 신형 E클래스는 기대만큼의 신차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누적 판매대수는 1만412대로 마찬가지로 5시리즈와 모델Y에 뒤쳐져 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 E클래스 누적 판매대수(1만646대)에도 못 미친다. 벤츠가 E클래스 할인카드를 꺼내든 이유다.
딜러업계에 따르면 벤츠는 이달 E클래스 가격을 1.5% 자체 할인한다. 딜러사 할인까지 포함하면 더 큰 폭의 할인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벤츠는 S클래스도 4.0% 자체 할인하기로 했다.
벤츠의 부진은 예고됐던 일이다. 올 들어 자동차 수요가 위축되자 상반기 내내 할인공세를 펼쳤던 벤츠는 지난달 돌연 할인을 중단했다. 판매량 방어에 급급해 수익성이 악화됐고, 딜러사간 출혈경쟁도 심화됐다는 게 이유였다. 일부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영업 일선에선 불만이 속출했다. 할인 없인 고객유치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판매량이 눈에 띄게 줄었고, ‘자체휴업’을 선언한 딜러들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는 중순 들어 부랴부랴 할인책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신형 E클래스를 처음 자체할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기대만큼의 성과는 얻지 못했고, 일부 딜러사들에 시승차 주문까지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드 판매실적엔 시승차도 포함된다.
최근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EQE 모델 화재사고가 발생하면서 벤츠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는 분위기다. EQE는 벤츠 전기차 브랜드인 EQ 시리즈 판매량을 견인한 모델이다. 올 들어 누적 판매량도 1400대에 달해 EQ 시리즈 중 가장 많다. 벤츠 관계자는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사고원인 파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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