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집게손 사태 피해자 A씨는 지난 6월 14일 ▲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 스토킹처벌법 ▲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 모욕 혐의로 41건의 온라인 게시글을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
A씨는 이른바 '집게손'을 그리지 않았음에도 성명불상자인 피고소인들로부터 작업 담당자로 지목돼 실명과 사진 등 신상이 온라인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유포됐다. 성희롱을 비롯한 모욕·비난 글 또한 수시로 게시됐다.
그러나 서초경찰서는 A씨의 고소 사건을 모두 불송치(각하)했다. 서초경찰서 수사14팀은 지난 7월 24일 A씨에 보낸 수사결과 통지서를 통해 "현재 대한민국에서 '집게 손가락 동작'을 기업광고에 사용하는 것은 금기시되는 것이 풍토"라며 "본건은 고소인(A씨) 소속 회사가 애니메이션 그림에 손가락 모양을 그린 것이 기사화되며 피고소인들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비판의 글을 게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고소인이 관련 그림 담당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나 고소인 소속 회사는 집게 손가락 동작 관련하여 사과문을 게시한 바 있다"며 "고소인 또한 이전에 페미니스트를 동조하는 듯한 내용의 트위터 글을 게시한 사실이 있는 바 피의자들이 고소인을 대상으로 비판하는 것은 그 논리적 귀결이 인정된다"고 적었다.
서초경찰서는 A씨에 대한 성적 모욕이 담긴 트위터 글에 대해선 "혐의가 상당하다"면서도 "수사 실익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사팀은 "트위터를 통해 고소인에 (가해진) 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는 상당하나 트위터는 미국 소재 기업"이라며 "(해외기업의 수사) 협조 범위는 살인·강도·강간 등 강력범죄에 한하고 있고, 형사사법 공조 또한 본건 범죄 특성상 그 회신을 기대하기 어려워 압수수색 영장 신청 등 수사 계속의 실익이 없다"고 밝혔다.
또 "피의자들의 글은 전체적으로 고소인 등 특정인물에 대한 비판보다는 극렬한 페미니스트들의 부적절한 행위(자기 작업물 등에 몰래 집게손가락 표현을 넣는 행위)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는 과정에서 다소 무례하고 조롱 섞인 표현을 사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히며 온라인 집단괴롭힘의 중대성을 축소하는 듯한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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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를 대리하는 범유경 변호사는 5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고소인은 도를 넘는 심각한 모욕적인 표현과 고소인이 하지도 않은 작업을 했다는 내용의 허위사실 유포,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수준의 성적 비하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이러한 피해는 고소인이 페미니스트에 동조하는 글을 올렸는지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말했다.
A씨의 법률·언론 대응을 조력하는 김민성 한국게임소비자협회 대표는 "넥슨 집게손 사태는 성차별적이고 극단적인 인터넷 커뮤니티가 사회에 얼마나 침투해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이번 사태를 불송치로 방조한다면 국가기관이 혐오와 차별을 승인해주는 꼴"이라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44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