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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한일 문화장벽 허문 두 주역을 만나다..."우리는 서로 달라서 동경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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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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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가깝고도 먼 나라, 극복해야 할 대상이었던 일본은 이제 한국과 동등하게 마주 선 관계가 됐다. 활발한 문화 교류로 MZ세대가 느끼는 물리적 국경은 사라졌고, 경제 분야에서도 대등한 관계로 올라섰다.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한일 관계의 현주소와 정치 외교적 과제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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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이돌그룹 JO1을 기획한 한국인 정유진(왼쪽) 프로듀서와 한일 합작 영화 '브로커' 제작에 참여한 후지모토 신스케 조감독. CJ ENM, 후지모토 제공



일본 지상파 방송사 TBS가 올 상반기에 선보인 드라마 '아이 러브 유'에서 일본인 여자 주인공과 한국인 남자 주인공은 순두부찌개를 계기로 사랑을 키웠다. 일본인 작가와 한국인 기획PD가 머리를 맞대 한일 청춘 남녀의 교제와 한국 음식을 통한 소통이라는 국경을 초월한 이야기를 만들었다. 이런 콘텐츠 제작 흐름은 두 나라 문화 교류의 양상이 일방적 수출에서 4, 5년 전부터 '합작 현지화'로 바뀌면서 급물살을 탔다. 창작자들이 두 나라를 오가며 문화 장벽을 허물어 이뤄진 변화다. 

그 결과 한국식 군무 등을 배운 일본 아이돌그룹 JO1은 올 상반기 일본 음반 판매량 톱5에 올랐다.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브로커'에 출연한 송강호는 2022년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양국 문화 교류의 현주소를 살펴보기 위해 그 복판에서 JO1을 기획한 정유진(45) 프로듀서와 '브로커' 제작에 참여한 후지모토 신스케(45) 조감독을 각각 인터뷰했다. 두 사람은 "한국과 일본 모두 합작으로 성장통을 치르면서 함께 성장했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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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빨리' 통하지 않는 일본" K팝 만나 감성 극대화



JO1의 공연이 열린 2020년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 "덴카라 센니 쓰나가루(점에서 선으로 이어지는) 서클~" 노래 '제로'의 후렴이 울려 퍼지자 1만5,000여 관객은 기다렸다는 듯 일본어로 이렇게 따라 불렀다. 떼창의 광경을 본 정 프로듀서는 울컥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 CJ ENM에서 만난 그는 "'제로'는 국경을 넘어선 인연을 주제로 한국과 일본의 작사가와 작곡가들이 함께 만든 노래"라며 "앨범 타이틀곡도 아니고 수록곡인데 '우린 서로 원처럼 이어져 있다'는 메시지가 닿았구나 싶어 뭉클했다"고 말했다. 'K팝 유전자'를 지닌 JO1이 여느 일본 아이돌그룹과 달리 차별화에 성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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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프로듀서는 일본판 '프로듀스 101' 시리즈 출신인 JO1과 INI, 미아이 등 K팝 현지화 그룹 기획을 맡고 있다. 한국의 CJ ENM과 일본 유명 연예기획사 요시모토흥업의 합작 회사(라포네)가 이 '한일 합작 그룹'들의 둥지다. 한국의 K팝 아이돌그룹 제작 노하우와 일본의 연예 산업 네트워크를 결합해 현지에서 음악적 새로움과 안정적 유통망을 확보해 일본에서 입지를 넓혔다.

두 나라 문화가 비슷한 듯 달라 합작엔 시행착오도 따랐다.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는 일본에서 통하지 않았다. 작업 기간은 한국과 비교해 두 배 이상 걸렸다. 가사를 쓸 때마다 언어적 장벽에도 부딪혔다. 정 프로듀서는 "한국에서 음악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K팝 기획사에서 아이돌 음악 기획 등을 10년 훌쩍 넘게 해왔는데 일본과 합작하면서 다르게 생각하는 법을 배웠다"며 웃었다.

한국과 일본의 창작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후 원격으로 더 활발히 소통한다. 온라인 화상으로 만나 기획 회의를 하고, 일본인 멤버들이 녹음 파일을 보내오면 한국 창작자들이 화상으로 의견을 내 실시간으로 수정 작업을 한다. 정 프로듀서는 "일본 문화 특유의 섬세한 감정적 표현들이 K팝을 만나면 극적으로 풍성해진다"며 "서로 다름을 동경하며 '같이 더 재미있는 걸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현장에서 서로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독도는 우리 땅 소리 들었지만" 두 나라 만나면 세계가 주목



"지금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지난달 22일 오후 7시쯤 국제전화가 걸려 왔다. 발신자는 후지모토 조감독. 한국 유명 배우가 출연하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한일 합작 드라마 일본 촬영을 위해 도쿄에서 신칸센을 타고 나가노현으로 이동했다고 했다. 

후지모토 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2016)에서 일본팀 조감독으로 촬영 현장을 책임졌다. 한일 합작 영화와 드라마 제작 현장을 숱하게 누빈 그는 "일본 영화와 드라마 시나리오는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반면 한국은 극적 재미를 중시한다"며 "서로 다른 시각으로 작업 과정에서 종종 충돌하지만 그 과정을 거쳐 두 나라가 콘텐츠적으로 함께 성장했다"고 봤다. 아울러 한일 문화 교류의 장점으로 "한국과 일본이 같이 콘텐츠를 만들면 '아시아 프로젝트'로 세계 시장에서 더 주목받는다"는 것을 꼽았다. 대표적 사례가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조명받은 '브로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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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만 해도 후지모토 감독이 느낀 두 나라의 문화 장벽은 높았다. 2003년부터 한국에서 산 그는 "2005년쯤 길거리에서 촬영하는데 어떤 아저씨가 '어디에서 왔냐?'고 물어 일본에서 왔다고 하니 '독도는 우리 땅이다'라고 하더라"면서 '네'라고 답하면서도 '아, 나 일본 사람이지'란 생각이 들어 놀라기도 했다"고 옛일을 들려줬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일본 상품 불매 운동으로 곳곳에서 "노재팬"을 외칠 때도 위기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과거사와 정치 문제와는 별개로 국경을 넘어 서로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즐기는 양국의 '보더리스 청년 세대'를 보고 2년 전 영화 '이어질 연'을 제작했다. 한국인 할아버지와 일본인 청년의 우정이 주제다. 10년 넘게 서울 만리동에서 복닥복닥 빌라 생활을 하며 주인집 할아버지와 서로 의지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본을 썼다. 

후지모토 감독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국에서 영화 제작 일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묻는 일본인 청년들 메시지를 자주 받는다. 그는 "예전엔 한국 청년들이 한일 문화 교류에 관심이 많았다면 요즘엔 그 반대"라며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 일본인 배역이 좀 더 많아져 서로의 문화를 더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https://naver.me/54LtbjB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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