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조정석이 빵빵 터지는 원맨쇼로 채운 아쉬움과 아슬아슬함의 실체(‘파일럿’)
5,071 13
2024.08.02 20:31
5,071 13


하지만 영화만을 떼놓고 들여다 보면 <파일럿>은 아쉬운 지점이 적지 않다. 제 아무리 코미디라고 해도 너무 ‘그렇다고 치고’ 하며 들어오는 개연성 부족은 가장 큰 아쉬움이다. 여장을 해 한정미로 항공사에 취직한 한정우(조정석)를 늘 가까이서 봐왔던 후배 서현석(신승호)이 같이 비행기를 몰면서도 모른다는 건 어딘지 상식적이지가 않다. 게다가 심지어 서현석은 한정미에게 마음이 있는 듯, 계속 플러팅을 한다.

또한 항공사 취직을 하기 위해 면접을 하고 채용되는 과정에서도 저게 가능할까 싶은 개연성의 허점들이 적지 않다. 여성 파일럿을 뽑아 사내 입지를 굳히겠다는 노문영(서재희) 대표의 야망도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한정미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 단박에 무너질 거라는 걸 몰랐다는 건 너무 안이한 설정이 아닐까.

하지만 이러한 구멍이 숭숭 뚫린 개연성 사이를 조정석이라는 코미디 장인이 이리 뛰고 저리 뒤며 웃음으로 채워넣는다. 빈구석들에 고개가 갸웃해질 때, 한정미와 한정우를 오가는 조정석의 코미디가 웃음을 터트리게 함으로써 다음 상황으로 넘어간다. 이러니 원맨쇼라는 표현은 그저 과한 수사가 아니라 실제 상황이 된다.

더 아쉬운 지점은 이 영화의 중심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는 젠더 이슈에 있어서 한 발 빼는 자세를 취함으로써 색깔도 애매해진 <파일럿>의 선택이다. 애초 한정우가 모든 걸 잃게 되는 상황 자체가 젠더 문제로 시작된 것이었다. 술자리에서 직원들 외모 지적질 하는 상사 때문에 곤란해진 분위기를 막으려 한정우가 나서게 되면서 그 영상이 유포되고 터진 젠더 이슈였다.

그러니 이 문제로 인해 모든 걸 잃은 한정우는 어쩔 수 없이 여장까지 하고 다시 일을 하게 됨으로서 갖게 된 젠더 문제를 좀더 실제 느끼며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셈이다. 하지만 영화는 젠더 이슈가 전면에 나오는 걸 의도적으로 피하려 한다. 자칫 젠더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선택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되면서 영화는 보다 분명하게 내세울 수 있는 메시지를 잃었다.

따라서 조정석이 여장을 하고 펼치는 코미디만 전면에 드러나게 된 것인데, 이것은 영화로서는 아쉬운 지점이다. 그 코미디가 빵빵 터지는 웃음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영화가 남기는 여운이 사라지게 됐기 때문이다. 물론 젠더 문제를 전면에 드러내는 것이 민감할 수 있었겠지만 영화의 서사 자체가 젠더 문제를 떼놓고 풀어내기 어려웠다는 걸 생각해보면 이 지점에서 주저한 부분은 너무나 아쉬운 선택이 아닐 수 없다.

https://www.entermedia.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613

목록 스크랩 (0)
댓글 1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러브 라이너 EVENT💖] 드디어 한국에 상륙! 내 인생 최애 아이라이너 ‘러브 라이너’ 체험이벤트 480 10.19 36,080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165,213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932,20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4,963,220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6,329,514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2 21.08.23 4,980,53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3,983,83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43 20.05.17 4,564,99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9 20.04.30 5,024,50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18번 특정 모 커뮤니티 출처 자극적인 주작(어그로)글 무통보 삭제] 1236 18.08.31 9,744,562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32269 유머 길을 잘못 든것 같다. 01:32 23
2532268 유머 한국식 바베큐의 정석 01:32 105
2532267 유머 백종원이 보면 기겁할만한 요리 모음 3 01:31 183
2532266 이슈 버라이어티지: 여성 유명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13세 소녀에게 약 먹이고 남성 유명인과 함께 강간한 퍼프 대디 10 01:30 389
2532265 유머 삼성전자에 4년간 투자 결실을 인증한 사람 2 01:29 459
2532264 유머 직장인들을 울린 레전드 사직서 8 01:27 671
2532263 이슈 10년 전 오늘 발매♬ 아라시 'THE DIGITALIAN' 01:26 31
2532262 이슈 SS501 김형준이 암욜맨 처음 듣자마자 했다는 생각....jpg 12 01:26 618
2532261 팁/유용/추천 '그런 슬픈 말을 하지 마요 아마 그럴 줄은 알았는데 이젠 좀 잔잔하다 했었는데 뒤도 돌아보지 않아 그런 마음을 낮추지 마요 저기 다가온다 기대했는데 또 한 편 언젠가는 떠나갈걸 이젠 슬쩍 봐도 알아 다 쓴 야광별을 떼어냈죠 옅은 빛을 살피고 있으면 내일이 그리 기다려졌는데 이젠 그렇지도 않아 어렸을 때 몰래 훔쳐봤던 아빠의 수첩 같은 일기장엔 오늘의 걱정이 적혀있던 게 이제야 생각나네' 2 01:26 331
2532260 기사/뉴스 美 극우논객 앤디 김에 '혐오 발언'…공화 후보도 "근거없다" 비난 01:25 195
2532259 유머 마트에서 나만 끌고 다니던 카트의 정체 8 01:24 776
2532258 유머 직관적인 어느 주택이름 2 01:23 472
2532257 유머 카이스트 노숙자 출몰 사건 11 01:22 1,061
2532256 유머 이 사람이 취업한 후 느끼는 감정 7 01:21 830
2532255 이슈 새로운 시리즈로 돌아오는 옛날 애니메이션 '핑구' 제작 소식 3 01:21 210
2532254 유머 나 물리치료사인데 환자들 자기멋대로 명칭대는거 짜증나ㅠ; 2 01:20 1,277
2532253 이슈 로제&브루노 마스 아파트 듣고 온 사람들 정모하고 있는 팝송 뮤비...jpg 7 01:19 1,235
2532252 이슈 21년 전 오늘 발매♬ m-flo loves melody. & 야마모토 료헤이 'miss you' 01:17 56
2532251 이슈 등산로, 어떻게 만들까?.jpg 19 01:16 1,034
2532250 유머 국밥집에서 최불암 시리즈같은 상황을 봄 01:15 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