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 198만6천원에 위험수당 5만원과 가족수당(배우자 4만원, 첫째 3만원, 둘째 7만원) 등이 붙어도 첫 달 세후 200만원 가량 월급을 받는 건 같으니, 굳이 과밀학교로 갈 이유가 없다. 대부분 여사는 일반 식당과 비교하면 ‘일찍 일을 시작해 일찍 끝내고 하원·하교한 자식을 돌볼 수 있다’는 유일한 장점 때문에 이 일을 시작했기에 통근이 먼 곳을 기피한다. 강남은 부유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특성상 인력 후보군도 많지 않다.
“(학부모가 전화로) ‘선생님, 이런 식으로 하면 국민신문고에 신고하겠다’고 화를 내요. 학원 가면 면은 빨리 배고파지는데 왜 면 줬냐고. 흰밥도 같이 제공했다고 했더니 ‘면 주면 누가 밥 먹어요?’ 이렇게 또 화내요. 식재료 반출한 거 아니냐. 돈 어디다 쓰는 거 아니냐. 방사능 불안한데 수산물 왜 썼냐고 교장실 찾아가겠다고 하고. 대량급식은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1500명 입맛이 다 다르니까 저희는 죄인이에요. 급식 만족도 조사 날은 폭언 때문에 펑펑 울어요. ‘머리 좀 쓰면서 일하세요.’ ‘식중독으로 신고하려다 참았다.’ ‘애가 맛없단다.’ 동기들 얘기 들어보면 서울 강남이나 목동 같은 학군지는 더 무서워요. 저는 정신과 다니면서 우울증약 먹고 병가도 냈거든요. 펑펑 울고 나서 갑자기 식단 갈아엎으면 (인력 규모, 식자재 수급, 장비 등을 고려하지 않은 식단으로 바뀌는 거라) 결국 조리사님들을 힘들게 하는 거예요. 죄인이 되면 ‘조리원님 이렇게 좀더 신경 써주세요’ 잔소리하게 되고.” —경력 10년인 서울 과밀 초등학교 영양교사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5153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