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9·11 테러를 모의한 혐의로 쿠바에 있는 관타나모 미국 기지에 수감된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 등 3명이 27개월간의 협의를 통해 미 국방부와 유죄에 합의했다.
이들은 사형 대신 무기징역형을 받는 조건으로 기소장에 명시된 2976명을 살해한 혐의 등 모든 혐의를 인정하기로 했다. 군검찰은 이 같은 내용의 서한을 유족들에게 전달했다.
군검찰은 2003년에 체포한 이들에게 사형을 구형하려고 했다. 하지만 미 중앙정보국(CIA)이 이들을 심문하는 과정에서 고문 등 불법적인 수단을 사용했다는 논란 때문에 정식 재판이 시작되지 못해 사전 심리 절차만 10여 년 진행됐다.
2003년 3월 파키스탄에서 체포된 모하메드는 2006년 9월 관타나모 기지로 이송되기 전까지 CIA 비밀 감옥에 구금돼 183차례의 물고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하메드 측은 CIA가 고문으로 확보한 진술을 재판에서 증거로 활용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합의로 피고인들의 진술이 군사법원에서 증거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NYT는 전했다.
피고인 5명 중 다른 2명은 사법 거래에 참여하지 않았다. 한 명은 고문으로 인한 정신 질환으로 재판에서 배제됐고, 다른 한 명은 단독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모하메드는 미국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한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다. 검찰은 모하메드가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단체 알카에다에 합류해 1996년 당시 알카에다 수장이었던 오사마 빈 라덴에게 9·11 테러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이후 여객기 납치범들을 훈련하고 지시하는 것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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