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엄태구가 데뷔 17년 만에 처음 도전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단숨에 '로코킹'에 등극, 제대로 '포텐'을 터트렸다. "엄태구에 입덕했다"는 반응도 다수다. 연기로 호평을 끌어낸 것은 물론, 출연자 화제성까지 싹쓸이하며 데뷔 이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1일 오후 최종회인 16회를 끝으로 종영하는 JTBC 수목드라마 '놀아주는 여자'(극본 나경 / 연출 김영환 김우현)는 어두운 과거를 청산한 큰형님 서지환(엄태구 분)과 아이들과 놀아주는 키즈 크리에이터 '미니 언니' 고은하(한선화 분)의 반전 충만 로맨스 드라마다.
엄태구는 극 중 직원 대다수가 전과자인 육가공업체 목마른 사슴 대표 서지환으로 활약 중이다. 서지환은 조직폭력집단 불독파 보스의 외아들이지만, 자신의 아버지를 감옥에 보낸 후 조직을 청산하고 직원들의 갱생을 도우며 회사를 운영해 오고 있는 인물.
그런 서지환이 모태솔로 인생 36년 만에 키즈 크리에이터 고은하를 만나 사랑을 시작했다. 극 초반 악연과 오해로 얽히며 톰과 제리 같은 티격태격 관계를 보여주던 둘이었지만, 직장을 잃고 숙소에서도 쫓겨난 고은하와 한집살이를 시작하며 차곡차곡 로맨스를 쌓아왔다.
엄태구는 서지환과 고은하의 로맨스의 설렘 포인트를 탁월하게 살려내며 시청자들에 호평을 끌어내고 있다. 직원들과 함께 있을 때는 특유의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한편의 강렬한 누아르를 선보이다가도, 고은하 앞에서는 한없이 망가지는가 하면, 모태솔로의 설렘과 서투르고 귀여운 모습을 디테일하게 살려내는 로맨틱 코미디로 극찬을 끌어냈다. 또한 중저음 허스키 보이스와 상반되는 다정한 멜로 눈빛도 설렘을 더했다. 극과 극 캐릭터가 자칫 부자연스럽게 비칠 수 있음에도 그만의 섬세한 연기 내공으로 캐릭터가 더욱 입체적이면서 매력적으로 완성됐다는 평이다.
후반부에 이를수록 서지환의 본격 로맨스와 애틋한 서사도 과몰입을 불러왔다. '연애 초보' 티를 내다가도 장현우(권율 분) 검사와 있는 고은하를 보며 질투심에 휩싸여 "애기(아기)야 가자"라는 대사로 안방을 초토화했다. 이후 고은하가 자신의 어린 시절 특별한 추억을 나눴던 '현우 오빠'가 서지환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서사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간 서지환은 조폭이 가장 싫다고 했던 고은하의 말로 인해 그간 자신의 정체를 숨겨왔고, 고은하와의 과거 인연을 덮어두려 했다. 서지환의 애틋한 순애보를 연기한 엄태구의 멜로 역시도 몰입도를 높이며 안방을 더욱 설레게 했다.
엄태구의 로맨틱 코미디 도전이 이처럼 반향이 큰 이유는 그간 그가 쌓아왔던 필모그래피에서 기인한다. 대중이 기억하는 엄태구는 '밀정'(2016)의 하시모토와 '택시운전사'(2017)의 박성학, '낙원의 밤'(2021)의 박태구가 대표적이다. 선굵은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해 왔던 만큼, '놀아주는 여자'를 통한 로맨틱 코미디 도전은 더욱 신선한 변신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누아르와 코미디를 자유롭게 오가는 능청스러운 연기 완급 조절로 진가가 더욱 드러나면서 배우의 연기력도 새삼 재발견 됐다.
그간 묵묵히 배우로 내공을 다져왔던 만큼, '로코킹' 포텐을 제대로 터트릴 수 있었다. '놀아주는 여자'로 한계 없는 스펙트럼을 증명, 대체 불가의 캐릭터를 남긴 만큼, 앞으로 엄태구가 보여줄 행보가 더욱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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