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올림픽] 러시아 선수와 악수 거부한 그 검객…우크라에 감격의 첫 메달(종합)
8,610 18
2024.07.31 06:19
8,610 18

AmWGPc

(파리=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정말, 정말로, 너무나 소중해요. 그 사태 이후 우리가 딴 첫 번째 메달이잖아요. 금메달이랑 같은 거예요. 아니, 금메달보다도 값진 것 같아요."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경기가 열리는 그랑 팔레의 공동취재구역에서 30일(한국시간) 만난 우크라이나 기자 이리나 코지우파는 이렇게 말하고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우크라이나를 대표하는 검객 올하 하를란이 이날 파리 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땄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접전 끝에 우리나라의 최세빈(전남도청)을 15-14로 눌렀다.

하를란의 동메달이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묻자마자 코지우파 기자는 울컥했는지 몇 초간 탄성만 내뱉었다. 그러고는 어렵게 몇 문장을 만들어낸 후 계속 울었다.

하를란의 동메달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영토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가 치른 첫 번째 올림픽에서 거둔 첫 번째 메달이다. 2년 5개월이 넘은 지금까지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전쟁 중이다.


자신이 딴 메달의 가치를 안 하를란은 15점째를 낸 후 감격에 차 오열했다. 무릎을 꿇더니 잠시 손으로 입을 가렸고, 우크라이나 국기가 그려진 마스크를 벗고 거기에 입을 맞췄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겪은 수난을 아는 관중은 1만3천500㎡가량 면적을 자랑하는 그랑 팔레 중앙홀이 떠나갈 듯이 박수치고 함성을 질렀다.

하를란은 우크라이나의 '국민 검객'이다. 2008년 베이징,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단체전에서 금, 은메달을 땄다. 

2012년 런던과 2016년 리우 올림픽 개인전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가 최근 우크라이나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건 '악수 거부' 사건 때문이다.

하를란은 지난해 7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64강전에서 러시아 출신 선수인 안나 스미르노바를 15-7로 물리쳤다. 

경기 종료 후 마주 선 스미르노바가 다가가 악수하려 했으나 하를란은 자신의 검을 내민 채 거리를 뒀고, 악수는 하지 않은 채 피스트를 벗어났다.


규정상 의무로 명시된 악수를 하지 않은 하를란은 실격당했다.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 실격으로 파리 올림픽 출전에 필요한 세계랭킹 포인트를 딸 기회가 사라진 하를란에게 올림픽 출전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전까지 개인전에서는 동메달만 딴 하를란은 최세빈에게 5-11까지 끌려가며 이번 대회 메달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침착하게 기지를 발휘해 15-14로 역전을 이뤄내면서 우크라이나에 귀중한 동메달을 가져왔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 하를란이 나타나자 우크라이나 기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격하게 환영했다. 하를란도 함께 소리치며 감격의 순간을 공유했다.

우크라이나 언론뿐 아니라 역사적인 순간을 취재하려는 전 세계의 기자들이 몰려 잠시 통행이 불가능해질 정도로 공동취재구역이 꽉 막히기도 했다.

환희에 찬 우크라이나 매체들과 자국어로 먼저 인터뷰한 후 다시 외신들을 위해 영어로 말한 하를란은 "(이번 동메달은) 정말 특별하다. 믿을 수가 없다"며 "조국을 위한 메달이고, 우크라이나를 지키는 사람들을 위한 메달"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기 오지 못한 선수들, 러시아에 의해 죽은 선수들을 위한 메달"이라며 "여기로 온 선수들에게는 참 좋은 출발로 느껴질 거다. 조국이 전쟁 중인 가운데 (대회에) 출전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하를란은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전쟁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신경쓰고 있다. 그건 힘든 일"이라며 "우리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다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메달이 조국에 기쁨, 희망을 가져다주길 바란다"며 "우크라이나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OMbYqI

https://naver.me/x9BuRsGS



목록 스크랩 (0)
댓글 1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컬러그램X더쿠] 나..드디어 왔네❤ 뽀용 혈색 누디컬러로 오버립 완성! <누디블러틴트> 40명 체험이벤트 91 00:29 6,399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2,478,83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129,46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3,934,717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5,214,652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1 21.08.23 4,618,49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9 20.09.29 3,580,796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37 20.05.17 4,140,85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6 20.04.30 4,674,90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18번 특정 모 커뮤니티 출처 자극적인 주작(어그로)글 무통보 삭제] 1236 18.08.31 9,294,621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7965 기사/뉴스 “한국인의 일본 사랑?”...휴가철에만 416만명 日 여행 26 04:46 746
307964 기사/뉴스 옥주현 "핑클 연애? 몰래 다 했다…핸드폰 뺏기면 하나 더 개통" ('백반기행') 04:34 743
307963 기사/뉴스 청순 걸그룹의 갑작스런 섹시 선언…트와이스 나연→쯔위, 새로움과 당혹 사이 21 04:29 2,250
307962 기사/뉴스 폭염 꺾이자 이번에는 모기... 가을 들어 증가세 '주의보' 2 03:51 822
307961 기사/뉴스 [단독] 야놀자 나스닥 상장 내년으로 미룬다 [시그널] 5 01:23 1,329
307960 기사/뉴스 “지금이 살 기회인가”…‘엔비디아 쇼크’에도 저점매수 나선 서학개미 5 01:17 1,567
307959 기사/뉴스 유령건물 투자→20억 사기..이혼하면 부채도 분할? 충격 연속 [Oh!쎈 리뷰] 01:16 1,084
307958 기사/뉴스 파바' 케익 사고 염소고기 회식"..'검찰 특활비' 허 찔린 후보자 7 00:51 1,441
307957 기사/뉴스 '굿파트너' 지승현→곽시양, 결국 대국민 사과…성난 민심 달래기 [엑's 이슈] 7 00:50 2,742
307956 기사/뉴스 [인터뷰] 배우 신현빈, '현실주의 능력녀'로서의 진솔한 이야기 1 00:33 811
307955 기사/뉴스 김명민, "이젠 메소드 연기 NO" 외친 이유 [인터뷰] 00:28 1,181
307954 기사/뉴스 尹, 패럴림픽 선수단에 "뜨거운 박수..모두 감동의 드라마" 1 00:24 682
307953 기사/뉴스 천명훈, 저작권료 공개 "한창 때 1억씩 들어오기도" 10 09.08 3,287
307952 기사/뉴스 "임영웅前 최초 연예인 구단주" 김준수 등장에 뉴벤저스 환호 ('뭉찬3') [Oh!쎈 리뷰] 5 09.08 1,580
307951 기사/뉴스 '유이 이주연 빠진' 애프터스쿨, 다시 뭉쳤다...'왜?' 29 09.08 6,387
307950 기사/뉴스 아파트 단지내 버스 노선이 없어진 이유 17 09.08 6,320
307949 기사/뉴스 딥페이크 성착취물 가해자 부모 "우리 애 수능 앞뒀다" 257 09.08 19,657
307948 기사/뉴스 '주인님, 저는 눈이 안감겨요' 7 09.08 3,015
307947 기사/뉴스 "설 자리가 없다"...'토종커피' 자존심 이디야의 '추락' 590 09.08 39,327
307946 기사/뉴스 뉴진스가 ‘저희 대표님’ 민희진을 찾습니다 [연예기자24시] 27 09.08 2,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