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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김정일의 처형 성혜랑이 남한으로 탈북한 아들과 나눈 마지막 전화통화.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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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9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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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혜랑: 여보세요.
이한영: 알로(러시아 인사말), 엄마.

 


성혜랑: 별일 없지? 지난번에 통화할때 너 망했다는 거, 그거 얼마나 무서운 거냐?
이한영: 사업하다 망한 거요?

 

 

성혜랑: 그거 얼마나 무서운 거냐. 살아날 수 있어?

 

이한영: 그럼요. 죽고 살고 문제는 아니고, 내가 너무 욕심을 부려서 사업을 크게 벌렸다가 그렇게 된거에요. 그냥 평범하게 직장생활하고 그랬으면 됐는데.

 

 

성혜랑: 얘 자신없으면... 내가 그 사회를 좀 알잖니. 생존경쟁이 얼마나... 그러지 말고 직장 안전한데 들어가서 조용하게 살렴.

 

이한영: 그러려고 해요. 정리할 것도 좀 정리하고 러시아어를 하니까. 여기선 러시아하고 무역을 많이 하거든. 그래서 러시아하고 무역하는 회사에 취직하려고 그래요. 외할머니 어디에 묻히셨어요?

 


성혜랑: 할아버지 옆에.
이한영: 파파(김정일)가 장례식은 잘 해주셨어요?

 


성혜랑: 화장했으니까 그렇게 해줬다고 보겠나?

 

이한영: 잘해준게 아니구나. 살아계실때도 서운하게 해주셨는데. 통일되면 가볼수 있을텐데. 엄마나 이모(김정일의 두번째 부인)가 많이 괄시 받고 있나?

 


성혜랑: 그런셈이야. 누가 감시가 붙었다고.

 

이한영: 감시가 아니고 괄시, 괄시. 왜냐하면 방치코(김정일의 세번째 부인 고용희)도 있고, 그 아들이 제네바국제학교에 다니고, 그렇게 떵떵거리고 살면 상대적으로 이모나 엄마가 천시받고 사는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성혜랑: 그건 당연하지. 다만, 그대로 아예 살게 내버려두고 여행을 하겠다고 그러면 아무말도 하지 않고 눈감아 주고 그정도지 뭐.

이한영: 돈 같은 건 제대로 보내줘요?

 


성혜랑: 보내줄 돈이 어디 있니?
이한영: 돈안주면 어떻게 거기서 생활을 하고 살아가?

 

 

성혜랑: 원래 있던 거.
이한영: 아, 이모가 옛날에 조금씩 꼬불쳐놨던 것... 그거 다 까먹으면 어떡해?...

 

 

성혜랑: 죽으라고 하겠니, 설마?
이한영: 그런 상태예요? 나는 그래도 대장(김정남)이 있으니까... 대장이 장손이고 장남이고 그러니까 대장 봐서라도 이모한테는 함부로 안할줄 알았거든.

 

 

성혜랑: 더 가혹하게 하려면 할 수도 있는 처지지. 그 여자(김정은의 어머니 고용희)가 세도가 대단하니까. 그래서 무관심하고 모른척 한다.

 

이한영: 그러면 대장이 장손인데 후계자로 생각 안하나요?

 

성혜랑: 아직 자기 자신(김정일)도 등장하지 않았는데 그런 문제 논의 하겠니?

 


이한영: 대장(김정남)은 그럼 자기 엄마니까 이모한테는 가끔 왔다갔다해요?

 

성혜랑: 얼마전까지는 했댔어. 한 3~4년 전까지는. 3년전부터는 전혀나오지 못하는구나.


이한영: 도망갈까봐 그러는건가?

 

성혜랑: 모르지.

 

이한영: 어렸을때는 참 그렇게 귀여워하고 장차 후계자로 여기시고 그러는 것 같더니...

 

성혜랑: 그렇게 변하더라.

 

 

이한영: 내가 많이 망설였었어 사실... 그런데 내가 지금 통화를 안하면 엄마나 이모하고 영원히 통화가 안될수도 있고 또 전화번호가 혹시라도 바뀌면, 그러면 연락이 전혀 끊기면 정말 언제 볼수 있을지, 통화라도 할 수 있을지 사실 막연하잖아요.

 

성혜랑: (울먹이며)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니? 내가 10년을, 10년을 너는 한번도 안걸었댔니? 그저 어쩌다가 그게 혹시 네건가 하고... 10년을 어떻게하다 그렇게 기다렸다. 그런데 한번도 안했니?

 

 

이한영: 내가 옛날 전화번호가 그대로일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어요. 엄마, 할머니 무슨 병으로 돌아가셨어?

 

성혜랑: 할머니, 건강하시고 백세까지 사신다고 그랬는데 너무 속이 상해서 뇌혈전으로 돌아가셨어.

 

 

이한영: 속상했다는 건 정남이 문제, 뭐 그런 건가?

 

성혜랑: (울먹임) 그럼. 아니면 더 계속 사셨을텐데. 용기를 잃지 말아. 아직 젊잖니. 용기를 잃지 말아.

 

 

이한영: 엄마 걱정마세요. 나는 어려도 그곳에서 살고 싶지 않아.
성혜랑: 나는 네가 참 잘됐다고 생각해.

 

 

이한영: 평양에 있었으면 지금 어떻게 됐을까?
성혜랑: 글쎄말이야... 글쎄말이야... 두 아이가 다 거기에 갇혀있잖니?

 

 

이한영: 두 아이라니?
성혜랑: 남옥이(이한영의 여동생).

 


이한영: 남옥이도 못나오나?
성혜랑: 울타리 때문에 나오지도 못해. 울타리안에서 어떻게 사니?

 


이한영: 어렵고 고생되더라도 여기가 좋아요.
성혜랑: 그렇지, 그래.

 

 

이한영: 여기와서 느낀 거지만 거기(북한) 정말 잘못하고 있어. 엄마도 느낄거야.

 

성혜랑: 아휴, 말할 수 있니... 도대체 기가 막히고 목이 메어서... 그런데 10년전도 옛날이다. 지금은 더해. 제사때나 명절이라며 들어오라고하면 병원에 들어갈 작정이다. 피할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없잖니?

 


이한영: 남옥이는 그럼 거기서 어떻게 하나?

 

성혜랑: 거기 있는한 어떻게 결정적인 대책을 강구하겠니? 어떡하든 나오도록 수를 쓰는데 그게 잘 안된다.

 

 

이한영: 어떻게든 남옥이를 밖으로 끌어내요.

 

성혜랑: 내가 기회를 노리는 것도 그거야.

 

 

이한영: 여기서 사진 보니까 파파(김정일)도 많이 늙으셨던데... 건강은 해요? 어디 아파보이던데요?

 

성혜랑: 좀 그렇기도 한 것 같아. 하도 비밀, 비밀이라서...

 


이한영: 옛날처럼 대사관도 편의 봐주고 그래요?

 

성혜랑: 고작해야 비행기표나 사주는 거지, 뭐.

 

 

이한영: 대사관이나,옛날처럼 하부기관에서 달러 아부(뇌물) 안하나?

 

성혜랑: 달러가 얼마나 귀한줄이나 아냐? 알잖니, 우리나라 사정이 어떻다는 걸. 여유가 누구에게도 없어. 그래도 걱정하지 말아. 이모가 저축한 것 가지고 너끈히 살수 있어.

 

 

이한영: 얼마나 저축했어요? 몇백만달러 정도 저축했어요?
성혜랑: 평양에서 먹는 것과 옷같은 것 대주니까 그걸로 살지.

 

 

이한영: 저번에 통화한 손주 알지? 비디오로 담아놨으니까 보내줄게요.
성혜랑: 그걸 어떻게 여기서 보니? 관료들 다 있는데. 그 전화 괜찮니?

 

 

이한영: 그쪽에서만 괜찮으면 괜찮아요. 그게 제일 걱정이야.
성혜랑: 여기는 까치들이 다 도청을 하잖니?

 


이한영: 까치가 뭐야?
성혜랑: 네가 이름붙인 거잖아. KGB말이야. 까치들이 다 듣고 있는데 24시간 다 들어. 그런데 러시아하고 우리(북한)가 사이가 안좋아. 어떻게든지 우리 모여서 살 궁리를 하자.

 

 

이한영: 내가 부도가 나서 감옥에 갈뻔했었는데 국가에서 다 관대하게 해결해 줬어요.
성혜랑: 아, 고맙구나.

 

 

이한영: 집도 사줬었어요. 내가 어떻게 사요...
성혜랑: 그래, 일자리 있니?

 

 

이한영: 있죠. 당국에서 좋은 직장에 취직시켜줬는데 방송국 프로듀서라고 기자 같은 거예요.

 

성혜랑: 너 원래 글쓰는 재간 있잖니? 아, 수입이 좋은 그런 곳에 알선도 다 해주는구나.

 

 

이한영: 여기는 세상이 많이 바뀌었어요. 외삼촌이 해외를 왔다갔다 할수 있을 정도인데요.

 

성혜랑: 내가 글을 쓰지 않니? 내가 꼭 쓰려고 하는 주제가 있잖니?

 

 

이한영: 엄마가 글을 쓰려고?
성혜랑: 이미 썼는데 여기서는 발표하기 곤란해.

 

 

이한영: 엄마가 쓴 글을 그쪽에선 발표하기 곤란하다고?
성혜랑: 그래. 난 그래서 그런거 건강이 허락하는한 죽기전에 완성하려고 한다.

 

 

이한영: 그럼 엄마가 들어가지 않고 그런 글을 여기서 받으면 돈벌이가 되는데.

 

성혜랑: 얼마든지 그거야 알지. 그러나 내가 저쪽과 인연을 끊지 않으면 곤란하지. 희망을 가지고 안전한 직장에 가서 조용히 살아라. 엄마 살아있단다. 엄마 그렇게

무능하지 않단다. 희망을 가지고 살아라. 엄마는 글을 써서 먹고 살려고 작정하고 있어.

 

 

이한영: 응, 그래?

 

성혜랑: 엄마는 글을 써서 먹고 살 수 있다는 것 알아. 내가 쓰면 세상에서 희귀한 글이 될 거야.

 

 

이한영: 제3세계에서 엄마가 문필활동을 하면 아마 돈 많이 벌거야. 엄마만의 고유한 것들이 있잖아. 그동안 많이 느꼈던 것.

 

성혜랑: 그래 내가 쓰는 것은 소설이 아니고 실제 일이야.

 

 

이한영: 그럼 엄마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살 수 있겠네.

 

성혜랑: 글쎄 말이야, 글쎄 말이야. 너 희망가져라. 나는 제3세계에 가서 책을 낼거야.

 

 

이한영: 그러면 남옥이를 빨리 불러내야죠.

 

성혜랑: 그럼, 빨리 불러내야지. 정남이야 제 아들인데 죽이기야 하겠니? 전화비 많이 나오겠다. 백달러는 되겠다.

 


이한영: 백달러? 엄마가 그렇게 어려워?

 

성혜랑: 너희들은 백달러가 안 크니?

 

이한영: 여기서는 백달러 우습게 알아요. 흔해요.

 

 

 

성혜랑-성혜림 자매는 정신적 기둥으로 삼았던 어머니 김원주마저 1994년 사망하자 북한 생활에 미련을 버린 것으로 보인다.

 

성혜랑은 아들과의 전화에서 모친 김원주의 사망 원인을 "고용희(김정일이 새롭게 총애하는 셋째부인) 일가의 세력확장에 있어서 이에 미래에 잇따를 손자 김정남(성혜림의 아들) 후계구도 문제로 속이 상해 돌아가셨다"고 말하면서 "어머니(김원주) 생각이 날까봐 평양에는 의식적으로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혜랑은 첫 국제전화에서 아들이 "어떻게 하면 엄마를 볼수있어?"라며 엄마를 보고 싶다고 하자 "볼 수 있어. 우리 볼 수 있다. 볼 수 있게 지금 하려고 그래"라고 말했고 아들 이씨는 "엄마를 만나러 모스크바에 가겠다"고 하자 "기다려라. 지금 내가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출국 후 생활에 대해서는 "내가 체험했던 북한생활을 작품으로 발표하면 먹고 사는데는 불편이 없다"며 작가생활을 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한편 성혜림의 아들 김정남은 1996년 1월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중국 방문에 나서는 등 대외 활동을 시작하면서 새어머니인 고용희와 갈등이 일어났는데, 성혜랑은 "정남이가 아직 힘이 약해 우리를 돌봐줄 수 없다"고 전했다. 

 

 

그리고 그 다음해인 1997년, 이씨가 북한에서 남파된 간첩에게 살해당하며 이 전화통화는 모자의 마지막 대화가 되고말았다.

 

 

원래 한국에 가서 아들과 함께 살 계획이었던 어머니 성씨는 아들의 암살을 보고 제3국으로 망명해서 이후 철저히 신변을 감췄으며

이씨의 여동생인 남옥은 결국 프랑스로 탈출에 성공하여 프랑스 남자와 결혼 후 사업을 하고있다고 한다.

 

 

이모인 성혜림은 김정일의 총애가 고용희(김정은 생모)에게 넘어가자 거의 쫓겨나다시피 러시아에서 병 치료를 받다 사망.

성혜림의 아들인 김정남은 이복동생인 김정은에게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뒤 2017년 암살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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