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KBO] 이종범의 4.5년은 얼마나 대단했을까?
4,418 12
2024.07.29 15:38
4,418 12


 

(2022년 KBO 레전드 40인 투표에서 선동열, 최동원 다음 3위로 선정된 이종범)

 
“투수는 선동열, 타자는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
“10승 투수 두 명을 줘도 이종범과 안 바꾼다”
“KBO 40년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선수”
 
이종범이라는 야구 선수를 상징하는 한국 야구계의 격언이다. 이종범의 커리어는 데뷔후 리그를 씹어먹은 일본 진출 전 4.5년과 실패한 일본에서의 3.5년, 리그 정상급 선수로 활약한 복귀 후 4.5년과 엄청난 하향세를 보인 6년으로 나눌 수 있다. 이 글에서 다룰 내용은 일본 진출 전 4.5년이다.
 
먼저, 5년이면 5년이지 왜 4.5년이라고 하냐는 의문이 있을 수 있는데, 1995년에 이종범은 방위병으로 근무해서 홈경기만 출전했기 때문이다. 의문점을 해결했다면 이 시기 이종범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알아보도록 하겠다. 
 

 
1993년
1993년 이종범은 화려하게 프로에 데뷔했다. 그 해 성적은 126경기에서 타출장 0.280/0.331/0.432, wRC+: 125.5, WAR: 5.82에 16홈런과 73도루의 성적을 무려 신인이 풀타임 유격수로 기록했다. 평년같았으면 신인왕을 받고도 남았을 성적이지만 같은 해에 우르크 200을 넘긴 양준혁 때문에 신인왕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한국 시리즈에서는 3할이 넘는 타율과 도루 7개를 기록하며 팀의 우승을 견인하고 한국 시리즈 MVP가 되었다. 
 
1994년
아직까지 전설로 남아있는 이종범의 1994년은 테임즈의 2015년과 함께 KBO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야수 단일시즌이었다. 이 시즌 이 종범의 성적은 124경기에서 0.393/0.452/0.581, wRC+: 201.9, WAR: 11.83(!)을 19개 홈런과 84도루(!!), 196안타를 기록하면서 이뤄냈다. 시즌 WAR과 도루는 아직까지 단일시즌 최고 기록으로 남아있다. 이 시즌의 이종범을 요약하면 타격 7관왕 시절 이대호가 유격수 수비를 보면서,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주자였다고 볼 수 있다. 그나마 부족해보이는 홈런도 시즌 4위였으며(1위 김기태, 2위 김경기, 3위 김재현) 정말 부족함이 없는 시즌이었다. 당연히 MVP를 수상했으며 가을야구에서는 한화에게 패하면서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만약 이 시즌 이종범이 생고기 때문에 배탈이 걸리지 않았다면 200안타와 4할 타율을 모두 기록했을 지도 모르나, 역사에 IF는 없기에 아쉬울 따름이다. 
 
1995년
바로 이 시즌이 이종범의 0.5년에 해당하는 방위병으로 복무해서 홈 경기만 출전하던 시즌이다. 이 시즌 이종범의 성적은 63경기 0.326/0.397/0.586, 16홈런과 32도루, wRC+: 182.5, WAR: 5.45로 풀타임 출전 시 32홈런 64도루 WAR 10.9라는 1994년 다음가는 성적이 튀어나온다. 이 시즌 홈런왕이 25개를 기록한 OB의 김상호였던 점을 감안하면 페이스가 좀 떨어지는 걸 감안해도 충분히 노려볼 법 했지만, 역시 역사에 만약은 없기에 아쉬울 나름이다. 이 시즌 해태는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1996년
방위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이종범은 여전히 맹위를 펼쳤다. 113경기에 출전해서 0.332/0.425/0.566과 25홈런(3위), 57도루(1위)에 wRC+: 186.2, WAR: 9.94로 다시 한 번 자신이 누구인지 보여줬다. WAR은 당연히(?) 리그 1위였으며 wRC+는 양준혁(217.5)와 홍현우(198)에 이은 3위였다. 이 쯤되면 이 정도 스탯은 당연히 찍어줘야하는 게 아닐 정도이다. 게다가 이 시즌은 해태가 다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해였는데 이종범은 한국시리즈 6경기에 나와서 타율은 0.227로 부진했지만, 출루율은 0.393으로 4할에 육박했다. 참고로 이 시즌이 이종범이 포수로 나와 도루 저지도 했던 그 시즌이다. 
 
1997년
 

 
이종범의 일본 진출 전 마지막 시즌으로 커리어에서 유일하게 30홈런을 기록한 시즌이다. 이 시즌 이종범의 성적은 125경기 0.324/0.428/0.581, 30홈런(2위) 64도루(1위), wRC+: 172.5, WAR: 9.53(1위)로 식상한(?) 스탯을 보여줬다. 이 시즌 이종범의 특이점은 30홈런과 순출루율(출루율-타율)이 커리어 처음으로 1할을 넘었다는 것인데 순출루율이 이렇게 늘어났던 이유는 97년의 이종범이 KBO 역사상 단일시즌 고의사구가 가장 많은 30개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종범은 주자로 나갈 경우 언제든지 도루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더 놀라운 수치로, 당시 이종범의 위압감을 알 수 있다. 홈런왕과 타점왕에 오른 이승엽에 밀려 MVP를 차지하진 못했지만, 해태의 통산 9번째 우승을 이끌었으며 한국시리즈에서 무려 0.8이 넘는 장타율로 홈런 3개를 때려내며 개인 통산 두 번째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이 시즌이 끝나고 이종범은 일본에 진출하였고 일본에서 전반기에 67경기 0.283/0.387/0.475에 10홈런 wRC+ 142, WAR 2.8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사구를 맞고(고의성 없는 사구였다. 다시 한 번 반복하지만 고의성이 전혀 없었다.) 이종범의 전성기는 마무리되었다. 물론 4,5월에 비해 6월달 들어 성적이 떨어졌고, 유격수 수비도 낙제 수준이었지만 이를 고려해도 전반기 성적은 상당히 훌륭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요약
이종범의 93~97 시즌 총 성적은 0.331/0.406/0.549,  OPS: 0.955, 713안타, 106홈런, 310도루였다. 타율, 안타, 도루는 1위였으며 홈런, OPS는 2위였다. wRC+는 173.7로 양준혁, 김기태에 이은 3위, WAR은 42.57로 2위 양준혁(35.52)에 앞선 1위였다. 
 
1993~1997 OPS, wRC+ 1~3위
  wRC+                OPS
1. 양준혁(191.7)  양준혁(1.002)
2. 김기태(175.4)  이종범(0.955)
3. 이종범(173.7)   김기태(0.940)
 
타율같은 비율스탯은 몰라도 누적 스탯에서 반 년의 손해를 보고도 당시 기라성같은 선수들을 넘어선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이종범은 풀 시즌을 한 번 보낼 때마다, 평균적으로 9.5라는 말도 안되는 WAR을 기록했으며(동기간 2위 양준혁 7.1) 이는 같은 기간 10승 투수들의 평균 WAR이 4.29라는 것을 생각하면 김응용 감독의 말처럼 “이종범 > 10승 투수 두 명”이 정말 맞았던 것이다.
 
지금 가장 핫한 김도영의 타격 성적을 5년 동안 평균으로 내고 풀타임 유격수를 보면서 도루를 평균적으로 60개씩 하면 이종범의 전성기 성적이 된다. 단일 시즌도 힘들겠지만, 약 5년 동안 저런 파괴력을 지닌 선수가 나올 수 있을까? 얼른 그런 선수가 나오길 바라면서 칼럼을 마무리한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1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러브 라이너 EVENT💖] 드디어 한국에 상륙! 내 인생 최애 아이라이너 ‘러브 라이너’ 체험이벤트 331 00:06 10,897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129,19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879,09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4,908,084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6,256,21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2 21.08.23 4,955,81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3,967,51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43 20.05.17 4,541,923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8 20.04.30 4,997,62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18번 특정 모 커뮤니티 출처 자극적인 주작(어그로)글 무통보 삭제] 1236 18.08.31 9,713,793
모든 공지 확인하기()
1411776 이슈 차우차우인줄 알고 키웠는데 알고보니 곰을 키운 김종국 15:24 156
1411775 이슈 회사 업무시간에 게임하는 사람.jpg 15:23 366
1411774 이슈 맘스터치의 실수라고 불리우는 버거..... 6 15:22 903
1411773 이슈 서로 민망한 상황.gif 2 15:21 729
1411772 이슈 이곳저곳에서 불호라는 반응이 은근 많이 나오는 최근 유행하는 릴스jpg 12 15:20 1,178
1411771 이슈 도서방 덬이 본 도서관 훼손도서 전시.zip 5 15:20 773
1411770 이슈 트위터에서 유명한 저속노화쌤 근황... (feat. 흑백요리사) 1 15:19 725
1411769 이슈 내가 좋아하는 건 부모님의 유전이래 5 15:19 640
1411768 이슈 남친이 아래 술자리 중 하나를 꼭 가야한다면?.jpg 16 15:18 505
1411767 이슈 지능이 높을수록 내향적인 이유.jpg 15 15:17 1,293
1411766 이슈 여덬들 노래방에서 부르면 갑분싸된다는 노래들👿 5 15:16 401
1411765 이슈 커뮤에서 돈 얼마면 잘 모았다 이거 믿으면 안돼 진짜로 22 15:14 1,970
1411764 이슈 루이바오 언니송ㅋㅋㅋㅋㅋㅋㅋ 괜히 언니가 아니거등요?! (선공개쇼츠) 3 15:14 445
1411763 이슈 트위터에서 보이면 무조건 차단해야하는 계정 4 15:14 1,026
1411762 이슈 비하성 밈이 문제되는 이유 9 15:14 920
1411761 이슈 RPG 게임할 때 정원목 못 뚫고 지나가는 이유 15:13 200
1411760 이슈 북한 파병 이슈 왜 심각하게 보는거냐면 8 15:12 1,321
1411759 이슈 킬링타임 영화의 한계? 넷플릭스가 안은 숙제 1 15:12 324
1411758 이슈 블랙핑크 제니 인스타그램 거울셀카 업뎃 3 15:12 573
1411757 이슈 [부고] 대한민국 여자 u17 대표팀 김은정 감독 부친상 1 15:12 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