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부터 2012년까지 무려 18년간 방송됐던 KBS 2TV '체험 삶의 현장'은 지금까지 회자되는 프로그램이다. 스타들이 노동으로 생고생을 하고 받은 일급을 전액 기부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내로라 하는 스타들이 탄광, 염전, 하수처리장 등 각종 노동 현장을 찾아 실제 노동자들과 함께 땀흘려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 삶의 현장 속 녹록치 않은 노동과 땀의 가치, 화려한 본업이 아닌 스타들의 서툰 모습 등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청 요소로 꼽힌다.
'체험의 삶의 현장'처럼 고강도 노동을 소재로 한 예능은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여전히 '노동'을 기반으로 한 예능은 꾸준히 쏟아지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프로그램만 봐도 tvN '서진이네2', tvN '언니네 산지직송', tvN '백패커2' 등이 있다. '서진이네2'는 방송 3회만에 시청률 9%를 돌파했고 '언니네 산지직송'은 7월 25일 방송된 2회분이 4.5%를 넘으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백패커2' 역시 시청률 4~5%대를 꾸준히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기반에는 '노동을 열심히 하는' 스타들의 모습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진이네2'의 경우 새롭게 합류한 고민시의 '일잘러(일 잘하는 사람)' 면모가 초반 화제몰이에 한몫 했으며 원조 일잘러 박서준과의 시너지는 더 큰 호응을 받았다. 지난 시즌에서 '멤버들이 틈만 나면 쉬고 싶어 한다', '귀족영업이다' 등 일부 혹평이 있었던 것과 대비된다.
'언니네 산지직송'은 각자가 할 일을 미루지 않는데다 모두가 적극적으로 일손을 보태는 네 출연진의 모습이 먼저 시청자들의 합격점을 받았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쌓여가는 네 멤버들의 케미는 더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종원이 tvN에서 선보였던 '장사천재 백사장'의 경우 말 그대로 장사에 천부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백종원의 '매직'을 필두로 존박, 이장우, 유리 등 직원 모두가 일잘러 면모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열광케 했다. 이에 앞서 이연복 셰프가 전면에 나섰던 tvN '현지에서 먹힐까'는 이연복의 번뜩이는 순발력으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난해 사랑 받았던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농사에 서툰 4인방이 출연했으나 하나씩 배워가며 최선을 다해 농사에 임하는 모습, 동네 주민들과 스스럼 없이 어울리며 농사 지식을 습득하는 모습 등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노동'이라는 기본 소재에 충실한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통한다는 것을 방증한다.
물론 이국적인 풍광, K-음식 등 한국 문화에 대한 높아진 관심, 멤버들간의 케미와 이들이 만들어내는 웃음 등 여러가지 흥행 요소가 맞물려야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예능이라도 일을 대충하는 것에 호의적이지 않은 한국 시청자들에게는 '노동'에 충실한 것은 기본이 되어야 하는 분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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