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도박 자금을 벌기 위해 회당 최고 500만 원을 받고 토익 답안을 알려준 전직 어학원 강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홍 씨는 시험 당일 수험생과 함께 시험을 본 후 듣기평가가 끝나면 화장실에 갈 수 있다는 규정을 이용, 시험 답안을 준비해 둔 쪽지에 옮겨 적은 후 화장실에 가서 미리 숨겨둔 휴대전화로 쪽지 사진을 촬영해 의뢰자들에게 전달했다.
한국토익위원회가 2022년 11월 부정행위 의심자로 홍 씨를 경찰에 제보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경찰 수사 결과 홍 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국내 유명 어학원에 재직했던 토익 강사였다.
홍 씨는 사촌 동생 명의의 계좌로 범죄수익을 입금받고 이후 자신에게 돈을 이체하도록 했지만, 차명 계좌를 이용한 사실이 경찰에 적발되면서 홍 씨에게 부정행위를 의뢰한 응시자들도 순차 검거됐다.
재판부는 "(홍 씨는) 고득점을 얻게 해주겠다고 광고해 응시자들을 모집함으로써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했고, 범행 방법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해 범행 수법도 매우 불량하다"며 "범행수익이 확인된 것만 8000만 원이 넘고, 응시자들과 공모해 범행한 것을 약점 삼아 응시자들로부터 도박자금을 차용하기까지 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나머지 피고인들은 취업, 이직, 졸업, 편입 등을 위해 부정한 방법으로 토익 시험에서 고득점을 얻고자 부정행위를 해 범행동기가 비난할 만하고, 시험의 공정성과 신뢰를 해치고 선량한 응시자들에게 박탈감을 안겨 그 피해도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홍 씨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1심 선고가 지나치게 가볍다며 항소했다. 홍 씨도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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