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합병 비율을 원안대로 가져간다. 금감원이 두산에 요청한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에도 합병 비율과 관련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합병을 둘러싼 논란의 공은 다시 시장으로 넘어간다. 그동안 시장에선 두산이 합병 시너지에 관한 제대로된 소통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금감원이 요청한 '주식의포괄적교환·이전에 대한 증권신고서 정정 신고'와 관련, 기존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1대 0.63 합병비율은 조정 없이 그대로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금감원이 두산측에 보낸 정정 신고 요구안엔 합병 비율에 관한 지적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두산 구조개편 관련 목적, 의사결정 내용, 수익성·재무안정성 등 투자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증권신고서에 충실히 공시되도록 정정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이 정정신고를 요청한 것은 합병에 관한 증권신고서에 투자자들에 대한 위험 요인을 제대로 기재하지 않은 때문으로 보인다.
법적으로도 두산은 이미 정한 합병비율을 임의로 조정할 수 없다. 자본시장법상 상장기업 합병의 경우 최근 1개월, 1주일 평균종가와 최근일 종가를 평균한 값을 바탕으로 양측 교환비율을 정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에 근거한 값이 두산로보틱스 8만114원, 두산밥캣 5만612원이었고 양사 합병비율 1대 0.63이 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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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같은 계획을 내놓은 지난 11일 이후 시장에선 양사 합병에 대한 두산측의 상세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기관투자자들과의 소통 자체는 있었지만, 어느정도의 합병 시너지가 어느 시점에 나올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는 것. 시장 신뢰가 떨어졌고 이는 두산로보틱스 주가 하락으로 반영됐다.
이에 여론은 두산의 의도와 정 반대로 반응했다. 연간 조 단위 이익을 내는 두산밥캣보다 적자기업인 두산로보틱스에 유리하게 합병비율이 산정되면서 두산밥캣 주주 입장에서는 저평가된 회사 주식을 고평가된 회사 주식으로 받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기업 밸류업을 명분으로 합병 결정이 ㈜두산의 두산밥캣에 대한 실질 지분율만 끌어올리고 오히려 정부가 추진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로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금감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추후 두산이 정정신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하게 되면 공은 다시 시장으로 넘어간다. 양사 합병 시너지 등 관련 소통에 대한 시장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 관계자는 "수정사항을 잘 반영해서 정정신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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