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큐텐이 티몬을 인수할 당시 연간 1000억원 수준의 적자에 시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티몬은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적자 기업이 무리하게 적자 기업 인수를 강행했다는 의미다.
큐텐의 구체적인 실적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적자 경영을 하던 큐텐이 나스닥 상장만을 목표로 무리하게 부실기업을 인수합병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큐텐이 티몬을 인수할 당시 티몬은 심각한 자본잠식 상태였다. 하지만 이를 인수한 큐텐 역시 이미 적자에 시달리고 있었다.
문제는 인수 당시 이 같은 정황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큐텐은 기본적인 인수방식이나 투자 규모 등도 모두 공식적으로 함구했고, 현금 지급이 없는 지분교환으로 인수가 진행될 것이란 업계 추측만 무성했다.
당시 큐텐의 적자 경영 상황을 감안해보면, 지분교환에 따른 티몬 인수는 사실상 유일한 인수 방안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무리하게 인수한 기업들이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한 채 유동성 위기에 직면, 결국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로까지 비화됐다.
티몬과 위메프·인터파크 등 큐텐그룹 계열사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파트너사는 모두 6만곳에 이른다. 이들 3개사의 연간 거래액도 작년 기준 6조9000억원에 달한다. 정산 지연 사태의 피해 규모는 현재로선 가늠조차 힘들다.
업계 관계자는 “큐텐그룹의 대책이 중요한 시점인데, 최근 위시 인수에도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만큼 큐텐그룹의 현금 유동성이 확보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