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참패에도 대선 완주 의지를 꺾지 않았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격 사퇴를 결정한 이유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꼽힌다. 특히 퇴임 이후에도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사퇴 요구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이들에게 깊은 배신감을 느낀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2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적대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지냈지만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이 아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한 것에 강한 서운함을 드러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지난달 27일 TV토론 참패 후 민주당 의원들이 잇달아 대선 후보 사퇴를 요구한 배후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있다고 여겨 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8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결정적 순간에 자신을 가로막았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친구라고 생각했던 모든 사람에게 깊은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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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전 의장은 2일 MSNBC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TV토론 당시 인지기능 저하설에 시달린 것을 두고 "현직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에 관한 질문은 타당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특히 17일 바이든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되자 두 사람의 사퇴 요구 또한 본격화했다. 하루 뒤 WP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심을 하는 결정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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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