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31곳 출동시간 집계
“위치 추적 절차 밟느라 지연”
올 상반기 서울시내 경찰서 31곳 가운데 현장 출동 시간이 가장 빠른 곳과 느린 곳은 각각 도봉경찰서와 수서경찰서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경찰의 평균 현장 출동 시간은 4분대로 집계됐다.
경찰서 31곳 중 평균 출동 시간에 미치지 못한 경찰서는 18곳에 달했다. 현장 출동 시간이 5분을 초과하는 경찰서도 8곳이나 됐다. 현장 출동 시간을 줄이기 위해선 위치추적 시스템을 보완하고 사건 발생 인근 경찰서와의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경찰청 관할 경찰서가 긴급 신고(코드0, 코드1)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4분42초로 조사됐다. 경찰의 코드 분류체계는 5단계(코드0~코드4)로 구성된다. 코드 번호가 낮을수록 긴급한 신고를 뜻한다. 코드0과 코드1은 긴급 신고로 분류돼 최단 시간 내 현장에 도착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서울에서 현장 출동이 가장 빠른 경찰서는 도봉서로, 평균 3분43초가 걸렸다. 현장에 가장 느리게 도착한 경찰서는 수서서로, 현장 출동까지 평균 5분40초가 소요됐다.
수서서는 관할 구역 교통이 복잡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수서서 관계자는 “지역 내 대왕파출소나 수서파출소는 관할 범위가 넓다. 또 관내 테헤란로는 항상 교통이 막히는 곳”이라며 “시간 단축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장 도착 시간이 가장 짧았던 도봉서는 ‘순찰차 거점 배치’ 제도를 내세웠다. 도봉서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신고가 발생하는 유형과 장소를 매달 분석했다”며 “해당 장소를 거점으로 분류해 미리 순찰차를 대기시켜 신고에 즉각 대응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긴급 신고의 경우 경찰의 빠른 현장 출동이 필수적이지만 경찰 내부에선 출동을 지연하는 구조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경찰청은 현장 도착 시간을 지연시키는 원인으로 신고자 위치추적 문제를 꼽았다. 현행 경찰 지침에 따르면 피해자가 아닌 제3자가 긴급 신고를 하는 경우 내부적으로 위치추적 동의에 대한 결재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출동하기까지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실종, 자살, 납치 등 이른바 이동성 범죄는 범죄 현장을 곧바로 찾아내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한 일선서 관계자는 “지난 3월 28일 오후 9시10분쯤 아들이 번개탄을 피우고 자살을 시도한다는 어머니의 신고가 접수됐는데 아들 위치를 추적하기 위해 내부 절차를 밟고, 위치도 정확히 특정되지 않아 현장 도착까지 9분가량 걸린 적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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