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륨 섭취량이 사망 위험과 관련이 없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칼륨 섭취량은 사망률,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과 밀접한 연관을 보였다. 나트륨과 칼륨은 우리 신체 수분을 유지하고 삼투압을 조절하는 필수 영양소다. 나트륨 섭취가 많으면 혈압이 오르고 심혈관질환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진다.
정부가 나서 나트륨 저감화 추진 정책을 펼치는 배경이다.
하지만, 소금을 너무 적게 먹어도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들이 최근 나오면서 나트륨 섭취량과 건강과의 연관성에 관한 논쟁이 불붙고 있다. 식생활 특성, 나트륨 섭취량 조사 방법이 나라마다 차이가 있어 한국인에 맞춘 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세브란스병원(가정의학과 이지원), 용인세브란스병원(가정의학과 권유진), 강남세브란스병원(의학통계학과 이혜선) 등 연세의료원 소속 연구팀은 농림수산식품기술 기획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나트륨 섭취가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대규모 연구를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한국인유전체역학자료를 이용해 우리나라 성인 14만3050명을 대상으로 나트륨 섭취와 사망률∙심혈관계 사망률 간 관련성을 평균 10.1년 간 추적 조사했다. 이 기간 사망자는 5436명이 발생했고 이중 985명은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했다.
연구팀은 세부 분석을 위해 사망자를 나트륨 섭취량을 기준으로 다섯 그룹으로 분류했다. 나트륨 섭취량이 가장 낮은 1그룹(1일 평균 19.7mg~1.3g)의 사망률을 1로 잡고 다른 그룹의 상대 위험도를 분석했다. 2그룹은 하루 나트륨 섭취량이 2g 미만이었고 3그룹은 2~2.6g, 4그룹은 2.6~3.4g, 가장 섭취량이 많은 5그룹은 3.4~18g이었다. 이번 연구 대상자의 일일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2.5g로 나타났다.
이어 연구팀은 나트륨 섭취량과 사망 위험의 연관성만을 검토하기 위해 다변량 콕스 비례 분석을 실시했다. 흡연, 운동, 나이, 성별과 같이 사망률과 심혈관계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보정해 오로지 나트륨과 사망률과의 연관성만 살폈다.
그 결과, 나트륨의 섭취량은 사망률, 심혈관계 사망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트륨을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은 생존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결과였다.
연구팀은 이 결과에 대해 ▲ 한국인의 식단에서 나트륨 함량이 높은 김치, 된장 등은 건강상 다른 이점이 있어 나트륨의 영향을 상쇄하고 ▲ 서양보다 비만도가 낮다보니 나트륨이 심혈관계 질환에 미치는 영향이 두드러지지 않으며 ▲ 대상자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일일 권고량과 비슷해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반면, 이번 조사에서는 칼륨 섭취량과 사망 위험과의 연관성도 검토됐는데 칼륨 섭취량이 가장 많은 5그룹의 경우 가장 적은 1그룹보다 사망률은 21% 낮았고 특히, 심혈관계 시망률은 32% 낮아 연관성이 두드러졌다.
이번 연구에서 한국인의 평균 칼륨 섭취량은 2.2g으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등의 권장량(4.7g)의 절반 정도에 불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원 교수는 "칼륨을 충분히 먹으면 사망률, 심혈관관계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며 “칼륨이 풍부한 과일, 야채, 전곡류의 섭취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단, 전문가들은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 칼륨 배출이 잘 안되는 만큼 무조건적인 섭취는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나트륨 섭취가 사망과 관련이 없다는 내용의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뉴트리션’(Frontiers in Nutrition)에 게재됐다.
https://www.mkhealth.co.kr/news/articleView.html?idxno=6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