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집일수록 아이를 낳지 못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합계출산율 세계 최저수준인 우리나라에서 소득계층에 따른 출산 비율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다. 태어나는 아이 중 절반 이상은 고소득층이며, 저소득층 아이는 10명 중 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신간 ‘0.6의 공포, 사라지는 한국’에서 인용한 ‘소득 계층별 출산율 분석과 정책적 함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수준별 출산율 차이가 벌어지는 추세로 나타났다. 소득별 구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을 활용했다. 중위소득의 75% 이하를 벌면 저소득층, 200% 이상을 벌면 고소득층이며 그 사이가 중산층이다.
그 결과 저소득층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11.2%에서 2019년 8.5%로 2.7%포인트 떨어졌다. 출생아 100명 중 저소득층 가구가 9명이 채 안 된다는 의미다. 중산층 비율도 같은 기간 42.5%에서 37%로 하락했다. 반면 고소득층 가구 비율은 46.5%에서 54.5%로 8%포인트 증가했다. 아이를 낳은 100가구 가운데 고소득층이 55가구로 절반을 넘겼다.
정 교수는 “고소득층은 아이를 낳고 있고, 중산층은 주저하고 있으며 저소득층은 아예 출산을 포기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있지만 이제는 ‘유전자녀, 무전무자녀’라는 말이 생길 수도 있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에서 18세까지 자녀를 키우는 데 약 3억6500만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7.79배로 전 세계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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