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일터 생긴 경계선 지능 청년들 “귀한 일터… 매일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
11,394 11
2024.07.21 02:20
11,394 11

wbCNSm
 

“일할 수 있어 즐거워”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청년밥상문간 슬로우(slow)점’에서 이곳에서 일하는 경계선 지능 청년들이 조리 도구를 들고 웃고 있다. 윤성호 기자

종로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

IQ 71~84 직원 교육시켜 고용

“경계선 지능 특성 이해해주는

귀한 직장, 오래 일하고 싶어”


“좀 느리지만, 3000원짜리 김치찌개를 만들며 하루하루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어요.”

지난 16일 찾은 서울 종로구 혜화동의 ‘청년밥상문간 슬로우(slow)점’. 평범한 식당처럼 보이지만, 이곳에는 특별한 사연이 숨겨져 있다. 식당 이름처럼 이곳은 조금 느린, ‘경계선 지능인’ 청년 10명이 일하는 곳이다. 경계선 지능인은 지능지수(IQ)가 71∼84 사이인 자들로, ‘느린 학습자’로도 불린다. 이들은 장애·비장애의 ‘경계선’에 속한 탓에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청년문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인 이문수(49) 신부는 결식 청년을 위한 3000원 김치찌개 식당 ‘청년밥상문간’ 5호점을 준비할 때, 한 경계선 지능인 부모로부터 이들을 위한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 ‘슬로우점’을 열기로 결심했다.

지난 3월부터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임예찬(26) 씨는 이전 직장에서 번번이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한다. 병역 판정 검사를 받으며 본인이 경계선 지능인이라는 걸 알게 된 임 씨는 학교와 취업 연계된 공장에서도 3개월간 일했지만 회사가 요구하는 일 처리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은둔 생활’을 이어가며 연극 소품 정리 아르바이트 등 ‘번개’처럼 3일간만 일하는 단기 일자리를 전전하기도 했다. 복지관에서 연계한 단기 인턴직도 했었고, 종이팩 수거 부업도 하고 있다. 그러나 임 씨가 제일 좋아하는 일은 청년밥상문간으로 출근하는 것. 임 씨는 “경계선 지능인의 특성을 이해하는 귀한 일터”라며 “오래오래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여러 차례 취업에 실패했다는 조재범(21) 씨는 “이곳에서 일하며 삶의 활력이 생겼다”며 “월급으로 적금도 들고 부모님 용돈도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신과에 13년째 내원 중이라는 김모(24) 씨는 “말을 인지하는 게 느린데 홀 서빙을 하며 소통 능력을 키우고 있다”며 “이곳에서 매일 매일 더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즐겁게 일하는 이들 덕에 손님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틀에 한 번은 온다는 박현자(80) 씨는 “불편한 게 하나도 없어 남편과 매번 오고 있다”며 식사를 이어갔다.

청년들이 ‘프로 서비스맨’으로 성장한 이유는 주변의 노력 덕분이다. 지점장이자 주방장인 이지혜(36) 씨는 “경계선 지능인은 인지가 느리기에 반복 교육이 중요하다”며 “처음에는 손님 인사조차 어려워해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와 같은 인사말을 정해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매장에서는 불을 무서워하는 청년들을 고려해 가스레인지 대신 인덕션을 사용하고 있다.

고물가 속에 매장을 지속하는 일이란 만만치 않다. 이 신부는 “찌개 하나를 팔 때마다 2800원씩 적자를 보는 구조”라며 “그나마 후원으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개업 예정인 6호점에도 경계선 지능 청년들을 고용할 계획”이라며 “사각지대에 놓인 경계선 지능 청년들을 위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1/0002649583

 

 

목록 스크랩 (0)
댓글 1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에이지투웨니스x더쿠💜] 밤팩트의 원조 AGE20'S가 베이스 기강 잡으러 왔습니다! 실키 픽싱 팩트 체험 이벤트 550 09.02 49,088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2,426,00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080,69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3,872,742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5,129,06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1 21.08.23 4,587,447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9 20.09.29 3,554,99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37 20.05.17 4,113,57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6 20.04.30 4,657,098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18번 특정 모 커뮤니티 출처 자극적인 주작(어그로)글 무통보 삭제] 1236 18.08.31 9,266,810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96753 유머 누가 이런 장난치면 용서한다? 안한다? 14:30 66
2496752 이슈 오랜만에 머리자르고 팬들한테 반응 좋은 세븐틴 우지 14:29 82
2496751 이슈 무인점포에 대한 경찰의 말... 말... 말... 2 14:28 363
2496750 이슈 연령별+성별로 구분해서 봐도 재미있는 '가장 사랑받은 국내밴드(21세기 신곡 발표 기준)' 설문 결과 14:27 205
2496749 이슈 제작진이 엄청 신경 쓴 게 보인다는 막방 녹화 14:27 765
2496748 유머 @:1초 뒤에 삐끼삐끼 출 것 같음 1 14:26 327
2496747 이슈 본인이 아이돌 될 거 알고 있었다는 배구 선수 출신 남돌.jpg 14:26 690
2496746 이슈 대만에서 강풍으로 인해 발생한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상황 7 14:26 790
2496745 기사/뉴스 “코딩이요? 넵” “수정요청요? 넵넵”…판교에 나타난 수상한 외국인들 17 14:22 1,521
2496744 기사/뉴스 '출발 드림팀' 이상인, 5년째 밀양에서…귀촌 근황 공개 (특종세상)[종합] 1 14:22 636
2496743 이슈 하이브가 방탄 뷔 직캠 썰어서 핫게까지 간 이후 상황 15 14:21 1,610
2496742 이슈 아빠 앞에서는 역할이 바뀌는 거 같은 유어 아너 부자관계ㅋㅋㅋㅋ 14:21 530
2496741 이슈 훅 들어오는 친구의 인터셉트 1 14:20 516
2496740 기사/뉴스 장윤정 "딸 하영, 무턱대고 만지는 사람들 있어" 토로 ('내생활')[Oh!쎈 현장] 7 14:19 1,231
2496739 기사/뉴스 [기사] 엇갈리는 미국 경제지표... 저소득층은 식료품 지출도 줄이는데 크루즈업체는 호황 14:18 181
2496738 이슈 사망여우 사기당함 6 14:17 3,091
2496737 이슈 대한민국 축구가 세계에서 압도적이라는 것.jpg 7 14:17 978
2496736 기사/뉴스 '역주행 명곡' 윤하 '사건의 지평선'···문학 교과서에 실린다 7 14:17 292
2496735 이슈 일본도 가해자 ㅎㄷㄷ한 정체 40 14:17 3,748
2496734 유머 현대자동차 직원에게 연휴가 끝난다는 것은.jpg 27 14:16 2,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