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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생긴 경계선 지능 청년들 “귀한 일터… 매일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

무명의 더쿠 | 07-21 | 조회 수 11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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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수 있어 즐거워”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청년밥상문간 슬로우(slow)점’에서 이곳에서 일하는 경계선 지능 청년들이 조리 도구를 들고 웃고 있다. 윤성호 기자

종로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

IQ 71~84 직원 교육시켜 고용

“경계선 지능 특성 이해해주는

귀한 직장, 오래 일하고 싶어”


“좀 느리지만, 3000원짜리 김치찌개를 만들며 하루하루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어요.”

지난 16일 찾은 서울 종로구 혜화동의 ‘청년밥상문간 슬로우(slow)점’. 평범한 식당처럼 보이지만, 이곳에는 특별한 사연이 숨겨져 있다. 식당 이름처럼 이곳은 조금 느린, ‘경계선 지능인’ 청년 10명이 일하는 곳이다. 경계선 지능인은 지능지수(IQ)가 71∼84 사이인 자들로, ‘느린 학습자’로도 불린다. 이들은 장애·비장애의 ‘경계선’에 속한 탓에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청년문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인 이문수(49) 신부는 결식 청년을 위한 3000원 김치찌개 식당 ‘청년밥상문간’ 5호점을 준비할 때, 한 경계선 지능인 부모로부터 이들을 위한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 ‘슬로우점’을 열기로 결심했다.

지난 3월부터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임예찬(26) 씨는 이전 직장에서 번번이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한다. 병역 판정 검사를 받으며 본인이 경계선 지능인이라는 걸 알게 된 임 씨는 학교와 취업 연계된 공장에서도 3개월간 일했지만 회사가 요구하는 일 처리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은둔 생활’을 이어가며 연극 소품 정리 아르바이트 등 ‘번개’처럼 3일간만 일하는 단기 일자리를 전전하기도 했다. 복지관에서 연계한 단기 인턴직도 했었고, 종이팩 수거 부업도 하고 있다. 그러나 임 씨가 제일 좋아하는 일은 청년밥상문간으로 출근하는 것. 임 씨는 “경계선 지능인의 특성을 이해하는 귀한 일터”라며 “오래오래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여러 차례 취업에 실패했다는 조재범(21) 씨는 “이곳에서 일하며 삶의 활력이 생겼다”며 “월급으로 적금도 들고 부모님 용돈도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신과에 13년째 내원 중이라는 김모(24) 씨는 “말을 인지하는 게 느린데 홀 서빙을 하며 소통 능력을 키우고 있다”며 “이곳에서 매일 매일 더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즐겁게 일하는 이들 덕에 손님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틀에 한 번은 온다는 박현자(80) 씨는 “불편한 게 하나도 없어 남편과 매번 오고 있다”며 식사를 이어갔다.

청년들이 ‘프로 서비스맨’으로 성장한 이유는 주변의 노력 덕분이다. 지점장이자 주방장인 이지혜(36) 씨는 “경계선 지능인은 인지가 느리기에 반복 교육이 중요하다”며 “처음에는 손님 인사조차 어려워해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와 같은 인사말을 정해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매장에서는 불을 무서워하는 청년들을 고려해 가스레인지 대신 인덕션을 사용하고 있다.

고물가 속에 매장을 지속하는 일이란 만만치 않다. 이 신부는 “찌개 하나를 팔 때마다 2800원씩 적자를 보는 구조”라며 “그나마 후원으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개업 예정인 6호점에도 경계선 지능 청년들을 고용할 계획”이라며 “사각지대에 놓인 경계선 지능 청년들을 위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1/0002649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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