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멋있고 씩씩하게 살았다고 기억되길”···고 이예람 중사 3년 2개월만의 장례식
6,561 6
2024.07.19 10:30
6,561 6
JLkBAE


A씨는 고 이예람 중사(순직 당시 23세)의 첫 룸메이트였다. 공군항공과학고를 함께 다니며 같이 웃고, 때론 서로 도닥이며 공군 부사관의 꿈을 나란히 키웠다. 친구의 모닝콜 알람이었던 버벌진트의 <굿모닝> 노래를 퍽 잘했던 맑은 목소리, 어디서든 먼저 나서서 친구들을 챙기던 씩씩한 모습을 A씨는 다시 떠올렸다. “친구를 죽인 곳으로 출근하기 싫었다”며 진작에 군을 떠난 A씨는 18일 대구에서부터 비를 뚫고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을 찾았다.

상관의 성폭력과 군의 조직적 은폐로 목숨을 끊은 이 중사의 빈소가 이날 국군수도병원에 차려졌다. 이 중사가 순직한 지 3년 2개월만이었다. 빈소에 들어서자마자 눈물을 터뜨린 A씨를 이 중사의 어머니 박순정씨가 껴안아 다독였다. “예람이가 반가워하겠네.”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서 근무하던 이 중사는 2021년 3월2일 상관 장모 중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상급자들은 가해자를 감싸고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 군 경찰과 검찰은 부실수사를 했다. 부대 전출을 신청해 옮긴 제15특수임무비행단에도 그가 성폭력 피해자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거듭된 2차 가해 끝에 이 중사는 “조직이 나를 버렸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후 3년을 이 중사의 부모는 딸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고 책임자를 가려달라고 싸웠다. ‘책임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기 전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고 했다. ‘고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과 관련한 특별검사팀’이 출범했다. 100일간의 수사 끝에, 장 중사 등 8명이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았다. 일부는 재판 중이다.


이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씨는 “특검 수사로 군이 어떻게 한 사람을 벼랑으로 몰아갔는지, 경천동지할 사실들을 알게 됐지 않나”라며 “3주기가 지나니, ‘보내줘야겠다’는 생각을 들었다”고 했다. 재판이 끝날 때까지 자르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수염은 여전했다. 이씨는 아직 딸의 군번줄을 목에 걸고 지낸다.

(중략)


어머니 박씨는 딸이 “멋있고 씩씩하게 살았다고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참군인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우리 딸의 마음을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한다”며 “마음이 약해서가 아니었다는 걸, 본인이 할 수 있는 선택을 모두 다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는 걸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곱씹어 말했다.

이날 오후 7시에는 장례식장에서 ‘이예람 중사 추모의 밤’이 열렸다. 군 사망 사건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국회의원 등 6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유족들의 뼈를 깎는 노력이 없었다면 이 중사 사건이 군사법원법 개정,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보호관 신설 등으로 이어질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방혜린 군인권센터 국방감시팀장은 “아직 가해자들의 항소심이 조용히 계속되고 있고 도입된 제도도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라면서도 “그런 것보다 오늘은 오롯이 이 중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장례는 제15특수임무비행단 작전지원전대의 전대장장으로 3일간 치러진다. 영결식은 오는 20일이다. 이 중사는 국립서울현충원 충혼당에 안장될 예정이다.


https://naver.me/5qDCLauc

목록 스크랩 (0)
댓글 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에이지투웨니스x더쿠💜] 밤팩트의 원조 AGE20'S가 베이스 기강 잡으러 왔습니다! 실키 픽싱 팩트 체험 이벤트 261 00:07 6,847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2,318,59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5,977,67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3,739,801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4,988,21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1 21.08.23 4,543,33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9 20.09.29 3,505,14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36 20.05.17 4,069,263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6 20.04.30 4,613,40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18번 특정 모 커뮤니티 출처 자극적인 주작(어그로)글 무통보 삭제] 1236 18.08.31 9,221,139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94326 기사/뉴스 제국주의 정당화?…뉴라이트 계열 교과서 “서구 열강이 우세한 경제력·군사력 동원” 2 08:54 83
2494325 유머 같은 곳에서 미끄러지는 귀여운 바오걸스 2기 🐼❤️💜🩷 2 08:53 268
2494324 기사/뉴스 "월급 받고 남는 게 없다"…가계 여윳돈 8분기째 감소 3 08:51 258
2494323 기사/뉴스 "강강강, 그리고 특특특"…스키즈, 무대 씹은 32곡 08:51 148
2494322 기사/뉴스 경기도, 청년 2790명 선착순 ‘휴대용 호신용품’ 지원 8 08:50 463
2494321 이슈 법륜스님) 솔직해지니까 사람들이 떠나가요 6 08:45 1,568
2494320 기사/뉴스 장나라X남지현 '굿파트너', 亞서 터졌다! 인도네시아·홍콩 1위→말레이·싱가폴 2위 1 08:42 325
2494319 이슈 1923년 관동대지진 학살때 중국인들도 많이 죽었는데 9 08:41 1,567
2494318 정보 우리가 트위터를 트위터라고 불러야 하는 이유.twt 3 08:41 1,416
2494317 이슈 ❗️아카라이브에서 일어나고 있는 성범죄 공론화 후속글❗️텍혐주의 13 08:39 879
2494316 이슈 올해 주요 엔터주 하락률 32 08:37 2,048
2494315 기사/뉴스 [단독] 딥페이크 가해자 잡은 선생님… “성인 범죄도 위장 수사 절실해” 4 08:36 1,185
2494314 이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에서 흑막으로 의심받은 캐릭터.jpg 5 08:33 2,164
2494313 이슈 [3화 선공개] "결혼 엎으면, 우리 애기는?" 김영대에게 프로포즈 받기 위한 신민아의 고군분투(?) #손해보기싫어서 10 08:32 1,208
2494312 기사/뉴스 유재명·이정은, 김수현 부모 된다…'넉오프', 막강 라인업 완성 13 08:31 1,024
2494311 이슈 코스모폴리탄 왔잖아.. 서인국 안재현 B컷 대 공개😉 7 08:31 765
2494310 이슈 9년 전 오늘 발매♬ 키무라 카에라 'EGG' 08:25 233
2494309 이슈 멜론 top100차트 20위 내에 4곡이나 들어가있는 데이식스 9 08:25 875
2494308 기사/뉴스 "집 있으면 못 내 드립니다" 9일부터 대출 퇴짜 놓는 이 은행 12 08:25 3,563
2494307 기사/뉴스 불경기에 지갑 닫는 청년들…20대 이하 신용카드 이용액 뚝 47 08:22 2,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