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15일 “전국 모든 개봉관에서 전 회차의 대규모 유료 시사회로 다른 개봉작의 상영 기회를 박탈하는 ‘슈퍼배드4′의 유료 시사회를 철회하라”며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에 항의 공문을 발송했다. 영화 단체 연합인 영화산업위기극복영화인연대(영화인연대)도 관련 성명서 발표를 논의 중이다. 이하영 영화인연대 운영위원은 본지 통화에서 “명백한 시장 교란 행위”라고 비판했다.
‘슈퍼배드4′의 정식 개봉일은 24일이나, 주말인 20~21일 3대 멀티플렉스에서 이른바 ‘유료 시사회’를 연다. 이름만 시사회일 뿐, 티켓을 판매해 영화를 보여주고 관객 수로도 산정된다는 점에서 일반 개봉과 같다. 영화 개봉일은 경쟁의 시작점으로, 배급사 간 지켜야 할 약속으로 여겨진다. 어느 영화와 맞붙느냐에 따라 흥행 성적이 크게 차이나기 때문이다. 유료 시사 명목으로 영화를 상영하더라도 3~4회, 많아도 수천석 규모가 일반적이다. ‘슈퍼배드4′의 유료 시사는 40만석 이상으로, 최근 개봉한 화제작의 첫 주 좌석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비판이 더욱 거세다. 앞서 개봉한 ‘핸섬가이즈’의 첫 주 좌석은 46만석, ‘하이재킹’은 55만석이었다.
거센 비판에는 ‘슈퍼배드4′가 외화라는 점도 작용했다. 지난해 ‘범죄도시3′가 대규모 유료 시사로 비판 받자 ‘범죄도시4′는 유료 시사를 4만여 석으로 줄였다. 국내 한 배급사 관계자는 “한국 영화들이 손익분기점 달성을 위해 애쓰는 시점에서, 극장과 외화 수입사가 함께 한국 영화 죽이기에 나선 것과 같다”고 말했다.
‘슈퍼배드4′의 변칙 개봉은 입소문을 선점하려는 배급사와 주말 관객을 극대화하려는 극장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슈퍼배드4′는 마블의 화제작 ‘데드풀과 울버린’과 같은 날 개봉해 사전 홍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배급사인 유니버설픽쳐스 측은 “북미보다 국내 개봉이 3주가량 늦어져 영화를 빨리 보길 원하는 관객들을 위해 유료 시사를 잡았다”며 “극장과 협의해 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CGV 측은 “대규모 유료 시사는 배급사 요청에 따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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