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유아 콘텐츠를 무기로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이 있다. 애니메이션 ‘티니핑’을 제작한 콘텐츠 기업 SAMG엔터테인먼트(이하 SAMG엔터)다. 티니핑은 2019년 4~7세 여아를 대상으로 내놓은 애니메이션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애니메이션의 인기는 관련 제품으로 이어졌고, 피겨(정밀모형)·완구 등도 불티나게 팔렸다. 티니핑이 부모들 사이에서 ‘파산핑’ ‘등골핑’ 등 웃지 못할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SAMG엔터의 주가가 떨어진 건 실적 부진 때문이다. 2021년 384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951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수익이 나질 않았다. 2021년 34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2022년 적자(-4억원)로 돌아섰고, 지난해엔 적자 규모가 94억원으로 커졌다.
당기순이익은 2020년부터 4년 연속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올 1분기 SAMG엔터는 59억원의 영업손실과 6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2억5000만원, 당기순이익 5억2000만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실적 부진의 이유는 공교롭게도 ‘공격적인 마케팅’ 탓이다. SAMG엔터는 티니핑과 또다른 애니메이션 ‘미니특공대’의 인기를 앞세워 해외진출 등 사업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에선 보유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오프라인 공간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22년 서울시 용산 아이파크몰에 이모션캐슬 잉글리시를 오픈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8월엔 복합 놀이문화공간 이모션캐슬 티니핑랜드 구미점을 열었다. 올해 1월엔 경기도 판교에 도심형 테마파크 ‘티니핑월드 in 판교’도 오픈했다.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2021년 티니핑을 중국 시장에 선보였고, 지난 2월엔 글로벌 최대 캐릭터 시장인 일본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문제는 이렇게 공격적인 시장 진출이 판매비와 관리비를 늘려놨다는 점이다. SAMG엔터의 판관비는 2021년 66억원에서 2022년 195억원, 지난해엔 327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때문인지 한편에선 판매관리비 등 비용 효율화가 시급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매출액이 늘어도 손에 쥐는 수익이 없으면 무용지물이어서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공격적인 투자로 뿌려놓은 씨앗이 알찬 성과를 낼 때가 됐다는 거다.
상장 이후 하락세만 걸은 SAMG엔터의 실적과 주가는 투자자의 기대처럼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을까.
강서구 더 스쿠프 기자
https://www.thescoop.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2508
별명이 등골핑인데 이걸로 적자를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