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동창들과 여행을 갔다가 숙소에서 이성 친구를 폭행해 '식물인간' 상태에 이르게 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범행을 뉘우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17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양진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중상해 혐의 항소심 공판에서 A(20)씨는 최후진술을 앞두고 미리 써온 쪽지를 주머니에서 꺼내 들었다. A씨는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제가 수치스럽다"며 "다친 친구를 생각하면 미안하고 죄책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제가 지은 죄를 생각하고 많이 반성하면서 살겠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A씨의 변호인도 "중학교 동창인 친구들이 부산에 놀러 가서 의견 다툼 과정에서 격한 폭행이 발생했다"며 "우발적인 사정이 존재했던 점을 참작해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피고인의 아버지가 피해 복구를 위해 피해자 측과 접촉하고 있다"며 "합의가 쉽지 않겠지만, 선고까지 기일을 넉넉히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검찰은 "원심에서 구형한 대로 피고인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해달라"고 짧게 의견을 밝혔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9월 11일 열린다.
A씨는 지난해 2월 6일 부산시의 한 숙소에서 중학교 동창인 여성 B(20)씨를 밀치고 폭행해 전신마비에 이르게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 A씨에게 폭행당한 B씨는 바닥에 쓰러지면서 탁자에 경추를 부딪혀 크게 다쳤고, 현재 외상성 내출혈 진단을 받고 전신마비 식물인간이 된 상태다. 조사 결과 A 씨는 과거 비슷한 범죄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았던 적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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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김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