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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만났을 때 기회가 된다면 런던에 가고 싶다고 말했는데 거짓말처럼 런던에 와 있다. <해리포터>와 <셜록 홈즈> 시리즈를 촬영한 장소에 직접 가보는 게 내 버킷 리스트 중 하나였다. 런던에서 보낸 지난 며칠은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옆에서 봐도 너무 신나 보여 오길 잘했다 싶었다.(웃음) 그러나 오는 길이 쉽지 않았다. 장장 14시간이 넘는 비행이었는데 기내에서 어떻게 보냈나. 이상하게 비행기만 타면 잠이 쏟아진다. 이번에도 정말 심각하게 잤다. 어느 정도냐 하면, 밥을 먹을 때도 한 숟가락 먹고 잠들고 또 잠들어서 승무원분들이 여러 번 깨워주셨다. 언젠가 한 번은 이런 적도 있다. 이륙 후에야 좌석을 뒤로 젖힐 수 있지 않나. 난 이륙을 하기도 전에 앉은 상태로 잠들어 그대로 목적지까지 간 적도 많다.(웃음)
이번 출장에서 유독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런던의 랜드마크이기도 한 시계탑 빅벤을 보러 갔는데 정말 좋았다. 영화 <해리포터>에 나온 호그와트의 종 소리가 빅벤의 것을 녹음한 거라고 하더라. 언젠가 내 귀로 직접 듣고 싶었는데 그게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정각 시간에 맞춰 울리는 종소리를 듣기 위해 그 앞에서 30분은 기다렸다. 웅장한 시계탑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더라. 시계 초침이 움직이는 것만 봐도 즐거웠다.(웃음)
고등학생 시절 연기를 시작했고 그 후로 오랜 시간을 거쳐 한 작품을 책임지는 주연 배우로 성장했다. 주연 배우가 된다는 건 영광인 동시에 굉장히 무거운 짐을 지는 거라는 생각도 든다. 연기에 대한 고민이 들 땐 어떻게 해법을 찾나. 내 일상 모든 곳에서 답을 찾아보려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도움을 얻기도 해서 늘 주변을 관찰하고 영화나 드라마를 유심히 본다. 또 연기 선생님께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답을 구하기도 한다.
촬영 현장에서 자신감이 흔들릴 때, 혹은 절망할 때 자신을 치유하는 방법이 있을까. 대학생 때 연기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다. “못하는 부분을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나는 잘하고 싶을 때나 잘해내야만 할 때 유독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다. 뜻대로 안 돼 긴장이 될 때마다 “그래, 난 이 부분이 약하니까 그냥 저지르자. 잘하려는 생각 때문에 무리하지 말고 후회 없이 해보자”고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
그렇게 부딪히면서 얻게 된 깨달음도 있나. 팬분들에게 힘이 되는 말을 듣거나 ‘덕분에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행복하고 즐거웠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들을 때마다 ‘연기하길 잘했다. 힘든 시간 동안 묵묵히 걸어오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노력이 현재의 나에게 보답으로 다가온 거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니 지금 힘든 일이 생기더라도 나중을 생각하며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배우라는 직업은 한정된 배역을 얻기 위해 다른 배우들과 필연적으로 경쟁해야 한다. 그럴 때 스스로 어필하는 방법이 있을까. 연기자를 꿈꿔왔던 순간부터 누군가와 경쟁하거나 다른 누구와 비교되는 일은 많았다. 그럴 때마다 다른 사람과의 비교가 아닌, 나 자신을 내가 얼마나 믿고 사랑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나의 능력과 매력을 다른 사람이 아닌 내 스스로 믿어준다면 굳이 뽐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다.
최근의 김혜윤에게 벌어진 가장 큰 사건은 아마 <선재 업고 튀어>겠지. 얼마 전 ‘선재’와 ‘솔이’의 신혼 이야기가 추가된 대본집이 발매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혹시 읽어봤나. 아니, 나도 아직 보지 못했다. 촬영이 끝난 뒤에도 작가님을 계속 만났는데 가끔 ‘그 둘이 어떻게 살았을 것 같냐’는 질문을 하셨다. 그럴 때마다 내 생각을 말씀드리곤 했는데 정작 작가님은 별말이 없으셔서 어떻게 그려내셨을지 잘 모르겠다. 나 역시 무척 궁금하다.(웃음) <선재 업고 튀어>는 이미 끝난 작품이지만 어딘가에서 솔이와 선재가 잘 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대본집이 출간되면 나도 꼭 읽어볼 생각이다.
그럼 혜윤이가 상상해본 선재와의 신혼 생활은 어떤 모습인가. 둘이 동갑이지 않나. 투닥거리면서 알콩달콩하게 살 것 같다. 드라마에서도 나온 장면이지만 선재는 대범한 성격이라 자신의 직업이나 일과 관계없이 솔이에게로 그냥 막 직진하고 마음을 표현할 것 같다. 정작 솔이는 그런 선재의 모습에 부담을 느끼지만 내심 좋아할 거고.(웃음)
언젠가는 솔이 감독을 맡은 영화에 선재가 출연하는 일도 있겠지? 만약 그렇게 된다면 솔의 입장에서 남편의 ‘멜로’ 장르 괜찮을 것 같나.(웃음) 솔이는 걱정을 사서 하는 타입이기 때문에 ‘괜찮아, 일인데 뭐 어때?’ 하며 앞에선 괜찮은 척 할거다. 그런데 뒤에선 속상해하고 싫어할 것 같다. 솔이가 술을 진짜 잘 마신다. 아마도 어딘가에서 혼자 마음을 달래기 위해 술을 마시고 있지 않을까? 어렴풋 그런 모습이 그려진다.(웃음)
솔이와 선재는 알콩달콩 잘 살 거고. 그렇다면 앞으로 배우 김혜윤의 행보는 어디로 나아갈까. 나도 내 미래가 너무 궁금하고 기대된다. 아마 내가 제일 궁금해하겠지?(웃음) 어떤 모습으로 변해가더라도, 지금 이 순간의 김혜윤보다 더 성숙해진 사람으로 연기의 길을 걸어가길 바란다.
다음엔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 될까. 더 깊어진 김혜윤으로 만나자,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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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는 전문 아니고 일부